홍준표 경남지사가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 지원을 끊고 그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조례)가 시군의회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도시군비 743억 원을 들여 교육방송 교재와 수강 지원 등을 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경남도뿐만 아니라 시군에서도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3월 19일 '경남도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새누리당 의원만 찬성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그런데 김해시의회가 지난 3월 23일 이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고 보류 결정한 데 이어, 통영시의회도 같은 결정을 했다.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14일 '통영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통영시의회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에 앞서 학부모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간담회 이후 4월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통영시의회는 오는 16일까지 임시회를 열어 일정을 마무리한다.
배윤주 통영시의원은 지난 13일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통영시 서민자녀 교육지원 조례안'은 당연히 보류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영지역 학부모들은 그동안 '무상급식 재실시'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철회'를 요구하며 학부모대회와 1인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합천군의회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 14일까지 4월 임시회를 연 합천군의회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예산이 포함해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가 통과된 뒤에 관련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합천군의회 관계자는 "관련 조례안은 입법예고 되었지만 이번 임시회 때 상임위에서 상정되지 않았다"며 "예산안이 통과되었지만 조례 통과된 뒤에 집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 집행이 보류된 셈"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의회는 14일부터 8일간 임시회를 여는데, 아직 조례안이 입법예고 되지 않았고, 관련 예산안도 제출되지 않았다. 노창섭 의원은 오는 21일 열리는 임시회 본회의 때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의 부당성에 대해 5분 발언할 예정이다.
지역 곳곳에서 학부모들이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13일 2060여 명한테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반대 의견서'를 받아 하동군의회에 제출했고, 사천지역 학부모들은 14일 의견서 1600여 장을 사천시의회에 제출했다.
거창지역 학부모들은 14일 오전 거창군의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고, 고성지역 학부모들은 오는 18일 '무상급식 지키기 학부모대회'를 연 뒤 조례반대의견서를 고성군의회에 낼 예정이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3일 18개 시군의회 전체 의원 앞으로 '무상급식 찬반'과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찬반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고, 오는 16일까지 답변을 받아 발표할 예정이다.
경남도청은 지난 3월 12일부터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신청을 받았다. 경남도청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에 6만382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남도청은 "수혜대상자를 선정해 EBS교재비와 수강료, 온라인 수강권 과 보충학습 수강권, 학습교재 구입 등에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