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상파 시청률을 위협하며 케이블 예능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은 <슈퍼스타 K>(Mnet)는 현재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가 되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방영해 온 슈퍼스타K는 올해 시즌 7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시즌 3 이후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2014년에 방영된 시즌 6은 결승전 시청률이 6%에 달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 간에 탄생한 스타들도 많았다.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평생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었던 음악인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에 더불어 많은 사람을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즌 3의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를 마지막으로 주목도는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여전히 젊은 음악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등용문이 열린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슈퍼스타 K> 시즌 3에서 top 10에 오른 이건율씨와 시즌 6에서 최종 예선까지 오른 김명기씨를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3시 대학로에서 김명기군을, 16일 오후 3시에 논현동 카페에서 이건율군을 만나 진행했다. 김명기씨는 슈퍼스타 K 시즌 6을 마치고 인디밴드 김명기밴드를 결성하여 앨범을 제작중이다. 첫번째는 먼저 만난 김명기씨와의 인터뷰이다.
- <슈퍼스타 K>에서 1000번의 공연을 했다는 것으로 이슈가 되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까?"그게 어떻게 된 것이냐면 지역 예선에 가서 인터뷰를 하는데 21살부터 시작해서 지금 27살까지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했고, 많을 때는 두세 번 한 적도 있다, 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작가 분이 "대충 따져서 1000번쯤 되겠네요?"하고 물었고, 그런 것 같다고 한 것이 1000회로 된 거예요. 한 인디밴드에서 노래를 했는데 주로 팝을 부르는 팀이었어요. 그래서 카페 공연을 많이 할 수 있었죠."
- <슈퍼스타 K>에 나가기 전과 후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방송 후에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별 다른 건 없어요. 제가 앨범을 내고 데뷔를 할 수 있었다는 거, 그리고 조금씩 알아봐 주신다는 것 정도가 다죠. 가끔 식당에 가면 노래 잘 들었다면서 시키지 않은 무언가를 내주시는 경우가 가끔 있는 정도죠."
-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를 미리 섭외한다는 말이 있던데 어떤가요? 본인은 혹시 섭외전화 같은 걸 받으셨나요?"그것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아니에요. 저는 섭외 같은 거 없이 1차, 2차, 3차까지 다 갔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어요."
- '김명기밴드'라는 이름으로 인디밴드 활동을 할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 팀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뭔가요? 그리고 인디밴드를 택한 이유는 뭐죠?"팀 이름은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을 찾지 못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그리고 인디밴드에 관해서는 저는 그런 구분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디밴드와 메이저라는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전세계 뮤지션들을 보면 다 인디밴드이기도 하고 대중가수이기도 한 거죠. 너바나나 비틀즈도 다 따지고 보면 인디밴드니까요."
- 오디션 프로그램에 다시 나갈 생각은 있으세요?"저는 긍정적인 면이 강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대중들에게 제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더 들려줄 수 있었다는 게 좋았고... 어쨌든 전체적으로 좀 피곤하긴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도전하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다음 인터뷰의 주인공 이건율씨는 오는 5월에 발표할 싱글앨범을 준비하며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슈퍼스타K> 시즌 3는 많은 화제가 되었죠. 그 방송에서 top 10까지 올랐는데, 끝나고 대형기획사에서 러브콜은 없었나요?"사실 백지영 선배님이 계신 회사에서 컨택이 왔습니다. 백지영 선배님이 직접 저를 컨택하셨다고 들었는데 만나는 자리에는 기획사 사장님만 나오셨어요. 그 당시 만난 사장님이 가수활동보다는 예능 엠시 같은 것을 노려 보는 것은 어떠냐 하는 이야기를 하셔서 저는 음악을 하려고 하는데 예능은 좀... 하고 얼버무렸어요. 그래서인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어요. 그 이후에도 한두 군데 컨택이 있었는데 적극적이지는 않았어요....(중략)... 그때는 제가 어렸던 것 같아요. 만약에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해 온다면 다 잘할 수 있을 텐데(웃음)."
- 오디션 프로그램 당시에는 전부다 굉장한 소질과 자신만의 색깔을 보이던 참가자들이 대형기획사에 들어가면 색깔이 기존 가수들과 비슷해지고 심지어 아이돌이 되어 버리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때 같이 출연했던 친구들과 가끔씩 연락을 하는데 그 중에는 대형기획사에 들어간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말하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가령 자신이 고집을 부려서 어떠한 콘셉트를 잡고 그 일이 잘 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소위 '짬밥'이 없는 상태에서 잡은 콘셉트가 성공하기가 어렵죠. 그렇게 되면 그 책임을 본인이 다 져야 하는데 그러면 다음 기회는 있을 수 없게 되겠죠. 반면에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설령 잘 되지 않았다고 해도 책임이 본인에게만 씌워지는 것이 아니라서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건 정말 현실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 아, 제가 그런 쪽으로는 생각을 못했네요. 색깔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나 불만을 표시할 줄 알았는데...(중략)... 혹독한 담금질을 받으며 경쟁을 벌였던 참가자들은 음악적 생명력이 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목을 받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아주 적어요. 이유는 뭘까요?"초기에는 방송이 케이블이다 보니까 공중파에 나가는 것에 제약이 좀 있었어요. 화제가 많이 되었는데도 그런 면이 좀 있었죠. 그리고 6개월간은 CJ 측에 계약된 상태라서 다른 곳에 갈 수가 없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시즌이 바뀌면 전 시즌은 잊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기억과 감동이 그리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 같아요."
- 다시 지상파 방송에 나갈 수 있게 된다면 나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아... 뭐 어디라도 상관이 없는데요.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면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 저로서는 그것은 많이 어려울 것 같아요..."
- 어떤 마음일지 짐작은 가네요. 그런데 가끔씩 그런 분들이 있잖아요. 전번 참가자가 다시 나오는..."사실 방송에서 이용을 하는 것 같아요. 전번에 주목 받은 사람이 예선에서 떨어지면 반대로 이번 회차의 참가자들의 실력이 막강하다라고 표현하면서 이목을 끄는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걸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다시 나가는 분들을 보면 사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절실한 선택인지 저는 알 것 같아요."
- 그간에 음악활동은 어떻게 하셨나요?"여러 가지 했습니다. 드라마 OST를 부르기도 했죠. <노란복수초>라는 드라마에 삽입된 OST가 있었고, <신의 퀴즈>라는 드라마 OST도 불렀죠. 그런데 방송에 쓰이는 것은 제가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못 찾겠더라고요.(웃음)"
- 앞으로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제가 아직 군대를 안 갔습니다. 그래서 가기 전에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5월에 '힘을 내'라는 노래로 싱글앨범도 내고 공연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저 자신에게 하는 다짐 같은 노래예요. 약간 업템포로 리듬감 있는 곡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뉴스투데이에 동시기재, 팟캐스트 방송 '이기자의 거북이뉴스- 들리는 취재'에 인터뷰 전문이 업로드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