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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홍대 앞 바리스텔라의 모습.
서울시 홍대 앞 바리스텔라의 모습. ⓒ 김지혜

"커피가 2500원? 대형 카페 치곤 싸네."

23일 오후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바리스텔라'라는 낯선 카페가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언뜻 독립 카페 같지만 사실은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 '카페베네'의 새로운 중저가 브랜드 매장이다.

이곳의 커피 음료는 대부분 3000원 미만으로 카페베네보다 저렴하다. 이에 일부 카페베네 가맹점주는 "기존 1000여 개 카페베네 가맹점들의 생존은 무시하고, 세컨드 브랜드로 가맹 수입을 얻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홍대 정문 놀이터 앞 4층짜리 건물을 모두 차지한 매장은 대학가답게 젊고 현대적인 분위기였다. 매장의 소파와 벽은 모두 흰색 계열로 꾸몄다. 2층에는 혼자 온 손님을 위한 1인 좌석을 마련하고, 3, 4층에는 긴 테이블 등 단체 손님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유럽풍 카페를 내세운 카페베네의 고풍스런 분위기와는 달랐다. 카페베네는 벽 한쪽을 가득 메운 책장과 각종 소품으로 개인 서재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줬다.

 바리스텔라는 매장의 소파와 벽은 모두 흰색계열로 꾸몄다.2층에 혼자 온 손님을 위한 1인식 좌석.
바리스텔라는 매장의 소파와 벽은 모두 흰색계열로 꾸몄다.2층에 혼자 온 손님을 위한 1인식 좌석. ⓒ 김지혜

 바리스텔라의 커피음료 대부분은 3000원 미만이다. 슈퍼사이즈(590mL, 20온스)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는 2900원, 모카·카푸치노 등 라떼류는 레귤러 크기(360mL, 12온스) 기준으로 2900원이다.
바리스텔라의 커피음료 대부분은 3000원 미만이다. 슈퍼사이즈(590mL, 20온스)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는 2900원, 모카·카푸치노 등 라떼류는 레귤러 크기(360mL, 12온스) 기준으로 2900원이다. ⓒ 김지혜

커피 값도 카페베네보다 쌌다. 슈퍼사이즈(590mL, 20온스) 기준으로 하루 커피는 2500원, 아메리카노는 2900원, 모카·카푸치노 등 라떼류는 레귤러(360mL, 12온스) 기준으로 2900원이다.

반면 카페베네는 레귤러(360mL, 12온스) 기준 아메리카노 가격이 4100원으로 양은 절반에 가까운데 가격은 1200원 더 비싸다. 용량이 같은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4600원으로 1700원이나 차이가 난다.

여기에 카페베네가 와플을 내세웠다면, 바리스텔라는 베이글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전 재산 투자한 1000여 개 점주의 밥그릇 노리는 것"

 바리스텔라가 카페베네와 차별화된 점은 커피 가격이다. 슈퍼사이즈(590mL, 20온스) 기준으로 하루 커피는 2500원, 아메리카노는 2900원이다. 반면 카페베네는 레귤러 크기(360mL, 12온스)를 기준으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4100원이다.
바리스텔라가 카페베네와 차별화된 점은 커피 가격이다. 슈퍼사이즈(590mL, 20온스) 기준으로 하루 커피는 2500원, 아메리카노는 2900원이다. 반면 카페베네는 레귤러 크기(360mL, 12온스)를 기준으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4100원이다. ⓒ 김지혜

이렇듯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바리스텔라가 본격적으로 가맹 사업에 나설 경우 기존 카페베네 점주들의 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카페 신규 개점 거리 제한이 폐지된 바 있다. 대신 개정 가맹거래법에 따라 가맹본부와 점주가 영업 지역 범위를 협의해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돼 있다. 카페베네는 300m 내 신규 개점을 하려면 기존 가맹점주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규 개점에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세컨드 브랜드'인 바리스텔라는 가맹점주 동의 없이 개점할 수 있다.

카페베네 한 가맹점주는 "바리스텔라의 개점은 전 재산을 투자한 카페베네 1000여 개 점주의 밥그릇을 노리는 것"이라며 "같은 커피를 쓰면서 카페베네보다 훨씬 저렴한 2000원대로 판매하게 되면 카페베네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매년 카페베네 매장의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며 "사업 개선에 대한 의지는 없고 바리스텔라의 가맹 확대로 이익을 얻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페베네는 공격적인 점포 확장에도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12년 말 811개이던 점포가 2013년 말 882개로 71개 늘었고, 지난해 말까지 46개에 늘어 928개에 이른다. 카페베네 매출은 2012년 2207억 원에서 2013년 1874억 원, 지난해 1464억 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또 지난해 가맹점에 판촉행사 비용을 전가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공정위에서 19억42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카페페네 "가맹사업 미결정... 기존 점주들 상권 보호하겠다"

 서울에 있는 한 카페베네 점포. 이 매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카페베네 점포. 이 매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 김동환

신규 저가 브랜드가 기존 카페베네 가맹점주들의 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 카페베네쪽은 "기존 점주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동 카페베네 홍보이사는 지난 22일 "홍대 바리스텔라는 시범 점포로 아직 가맹사업을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만약 (가맹사업을) 하게 될 경우 거리 제한을 통해 기존 카페베네 점주들의 상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40평 이상 대규모 매장인 카페베네와 달리 바리스텔라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소규모 가맹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이디야 등 저가형 카페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대규모 가맹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 이사도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고가형, 저가형 커피 등 다양한 형태를 고민 중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놨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바리스텔라#카페베네#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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