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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8일 오후 4시 43분]

홍준표 경남지사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에서 일했던 간호사․영양사들이 지금은 다른 병원이나 집에서 지내는 '어르신 환자'들을 찾았다. 8일 '어버이날'에 할머니·할아버지 환자 10여명을 찾아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했던 홍 지사는 2013년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고, 그해 5월 문을 닫았다. 홍 지사는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을 개조해 경남도청의 일부 부서와 산하기관을 옮겨 서부청사로 활용하기로 했다.

폐업방침 발표 당시 진주의료원에는 230여 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일부 환자들은 오랫동안 버티다가 강제퇴원을 당하기도 했다. 퇴원 뒤 일부 환자는 사망했고, 다른 환자들은 진주와 사천 등 병원에 입원해 있다. 입원비용이 부담되는 환자들은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기도 한다.

2013년 폐업했던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금은 진주나 사천지역 다른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많은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8일 '어르신환자'들을 찾아 작은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2013년 폐업했던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금은 진주나 사천지역 다른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많은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8일 '어르신환자'들을 찾아 작은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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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재개원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박석용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요즘 '경상남도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받기에 여념이 없다.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오는 6월 28일까지 서명을 받아 경남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14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뒤 경남도에 당당하게 주민투표를 요청할 예정이다.

소속 조합원 2명은 이날 진주와 사천을 돌며 '어르신 환자'들한테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매년 설과 추석 명절 때 어르신들을 찾아뵙기도 했는데 지난 설에는 못했다"며 "그래서 어버이날을 맞아 찾아뵙게 되었고, 지금은 다른 병원에서 지내지만 진주의료원에 대한 관심을 가져 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갑상(79)·서해석(68)씨를 비롯한 환자들은 이전에 자신들을 간호해 주던 진주의료원 직원들을 만나 반가워했다. 한 할아버지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날 검찰에 출두한 홍준표 지사를 향해 "구속돼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다른 환자는 진주의료원에서 왔다는 말에 울음을 보이기도 하고 "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또 다른 환자는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운동'에 보태 쓰라며 5만 원을 손에 쥐어주었지만 조합원들은 받지 않고 돌려드리기도 했다.

또 환자들은 이들이 들고 간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서명용지'에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을 적으며 동참하기도 했다. 한 할아버지는 "진주의료원이 폐업되어 안타깝다"며 "다시 문을 열면 가고 싶고, 서명하면 문을 열 수 있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는 노인 인구가 많은 진주에 공공병원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주의료원에는 400여 병상을 비롯해 임종시설인 '호스피스병동'이 있었고, 장례식장까지 함께 운영해 왔다.

진주의료원지부는 "2012년 나온 인구통계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창원 8.6%, 김해 7.4%, 양산 9.4%였지만 진주 13.5%, 사천 17%, 산청 30.3%, 합천 32.18%로 서부경남지역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이 같은 통계를 보더라도 진주의료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운동본부 박윤석 상황실장은 "진주의료원은 임종시설과 장례식장을 함께 갖추고 있어 보건복지부에서도 좋은 모델로 꼽을 정도였다"며 "특히 장기입원을 해야 하는 노인환자가 많은데, 민간 병원에서는 장기입원 환자를 잘 받아주지 않아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이 꼭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태그:#어버이날, #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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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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