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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나상대 팀장(우측)이 BMW 보복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피의자 3명에게 수사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1일 오전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나상대 팀장(우측)이 BMW 보복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피의자 3명에게 수사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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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피의자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전남 순천에서 여수까지 '공포의 보복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BMW 운전자 류아무개씨(31, 자영업)외 2명이 11일 오전 9시 40분께 순천경찰서에 출두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시점이었다.

친구 결혼식 왔다가... 도 넘은 보복운전

이들은 두 달 전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순천에 모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보복운전' 논란에 휩싸였다. 순천경찰서는 6일 보복운전자 3명을 폭력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중 2명은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보복운전의 끝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보여줬다. 인터넷에는 이들이 한 보복운전을 비방하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세 명에 쫓겨 24km 떨어진 회사까지 쫓긴 피해자 이아무개씨(45)는 이번 사건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순천경찰서 형사과 생활범죄수사팀 나상대 팀장은 사건을 뒤늦게 내사하게 된 점에 대해 "피해자 블랙박스에 찍힌 CCTV영상이 황당해 단순히 보복운전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인지 몰라 파일 백업을 받아놓은 게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관계자나 피해자가 보복이 두려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3월 말쯤 저희 팀으로 첩보가 들어와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BMW의 질주.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은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3월 14일 오전 5시 40분, 전남 순천 연향동의 한 삼거리에서 류아무개씨와 직장 생활을 하는 친구 두 명이 탄 BMW 승용차가 직진하던 중 여수산단에 출근하던 이아무개씨의 SM5 승용차가 끼어들었다.

류씨 일행은 지인 결혼식 참석에 앞서 숙소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화가 난 류씨는 SM5 차량을 쫓기 시작했다. 이 보복운전은 30여 분 동안 계속됐다.

법원, 구속 결정... 보복운전에 쐐기 박아

여수-순천간 자동차 전용도로 터널안에서 BMW 승용차가 SM5 차량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공포의 보복운전’은 30여 분 동안 24km나 계속됐다. 사진은 피해자의 차량에 창착된 블랙박스가 찍은 영상이다.
 여수-순천간 자동차 전용도로 터널안에서 BMW 승용차가 SM5 차량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공포의 보복운전’은 30여 분 동안 24km나 계속됐다. 사진은 피해자의 차량에 창착된 블랙박스가 찍은 영상이다.
ⓒ 순천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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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류씨는 여수-순천간 자동차전용도로 터널 안에서 세 번이나 급정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류씨 일행은 이씨가 근무하는 여수산단 화학공장에 들어가 난동을 피웠다. 바리케이드가 쳐진 회사 정문에서 경비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경비원의 저지에도 공장으로 진입해 "이씨를 내주지 않으면 공장을 폭파시켜 버리겠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수사팀 담당자는 이들의 음주 상태를 묻자 "당시 사건이 바로 접수되지 않아 음주 측정을 못했다"라면서 "조사결과 친구 결혼식에 와서 동승했던 두 명은 술을 계속 먹고 있는 상태에서 서울에서 온 친구가 합석해 운전자는 술을 많이 안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간 순천지원은 오후 8시 30분께 이들에 대한 구속여부를 확정했다. 법원은 보복운전에 가담한 피의자 3명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조수석 뒷좌석 동승자 1명은 기각됐다. 가담 정도가 약하고 전과가 없음이 참작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BMW 보복운전, #순천경찰서, #공포의 보복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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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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