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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이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전국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물질 조사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전북 지역의 인조잔디 운동장의 철거와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지역 환경단체 "운동장 철거와 유해성 전수 조사 필요"

전북지역 환경단체들이 인조잔디운동자의 유해성에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13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조잔디운동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전북지역 환경단체들이 인조잔디운동자의 유해성에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13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조잔디운동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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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은 13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64개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전수 조사와 장기간 노출 학생 건강 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북녹색연합도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유해 물질 범벅인 골칫덩이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을 철거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 실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녹색당이 정보 공개를 통해 발표한 '전국 학교 인조잔디운동장 유해성 조사 결과'를 보면 전북 지역 43개 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 중 37개 학교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고, 5개 학교는 납과 카드뮴·다환방향성탄화수소 등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 결과, 허용치를 초과한 5개 학교는 3개월째 운동장 사용이 금지됐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조잔디 운동장 교체는 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추경예산 확보를 통해 초등 1개교는 천연 잔디로 교체하고, 나머지 4개 학교는 유해성 검사가 통과된 제품으로 인조잔디를 교체할 예정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인조잔디 운동장은 유해 물질 이외에도 한여름 화상과 열상 위험이 있으며, 뛰어놀면서 떨어지는 침과 땀으로 보건 위생상 문제가 있다. 그리고 내구연한 마감이 도래할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 등 예산 낭비 요인도 크다"며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2012년 말부터 인조잔디 설치를 학교장 단독으로 결정하는 사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기존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 항목 추가해 세밀한 조사해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북교육청이 관리하는 64개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유해성 전수 조사와 장기간 노출된 학생에 대한 건강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것은 KS 기준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프탈레이트 물질 조사 등이 빠져 있다. 조사 영역을 보다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KS'는 한국 표준이라는 뜻으로 1962년 정부가 산업 발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을 대상으로 만들어낸 품질 규격이다. 주로 내구성 등을 평가하며, 최근에는 유해성까지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KS기준 조사는 중금속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탄화수소에 그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마크 기준으로 조사 항목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난연제, 트탈레이트, 벤젠 등을 포함하여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성에 대해 총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프탈레이트는 환경호르몬으로, 고체 물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화학 물질이다. 미국공중보건학회는 이 프탈레이트가 천식과 생식독성, 간과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에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유럽은 1999년부터 유아용 장난감과 용품에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언급한 환경마크 기준 조사에서는 이 프탈레이트와 벤젠, 난연제에 대한 항목이 들어가 있으며, 제조 과정에서 화학 물질이 쓰인 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두 기준 모두 유해성을 모두 살피는 데는 약점도 존재한다. 다만, 학생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두 기준의 항목 모두를 적용하여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창교육지원청은 지난해 환경안전건강연구소에 의뢰해 한 초등학교의 인조잔디 운동장을 두 기준의 유해성 항목을 적용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인조잔디 충전재와 잔디파일, 백코팅제에서 프탈레이트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납의 함유량도 기준치보다는 적었지만 비교적 함유량이 높게 나타났다(63mg/kg/ 기준치 90mg/kg). 환경안전건강연구소는 "납은 생식 독성과 성인 혈액 및 독성 신장 종양 등을 일으키는 물질로, 기준치 이내라 할지라도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 후폭풍, 교실까지 조사 넓혀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내구 연한이 가까운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해서는 즉각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전북 지역에서 KS 기준치를 초과한 5개 학교의 운동장은 만 7년으로 내구 연한을 1년 앞둔 운동장들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낡고 오래된 인조잔디 운동장일수록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마사토 운동장으로 교체를 추진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조잔디 운동장의 환경뿐 아니라 밀폐된 공간인 교실로 유입된 인조잔디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 위해성 조사도 제안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교실로 들어오면 충전재 미세먼지가 함께 유입될 수 있다"며 "충전재에서 프탈레이드가 높게 검출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도내에는 4개 대학 운동장과 자치 단체가 관리하는 공원 등에서 인조잔디 운동장이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운동장과 관리점검에 사각지대에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설관리 조례에 인조잔디 운동장 안전 진단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전북 지역에 KS기준을 초과한 5개 학교는 지난 3월부터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몇몇 학교는 축구부에 한해 최근까지 운동장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학교의 한 관계자는 "주말 리그를 치를 수 있는 운동장 마련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운동부 학생들은 사실상 인조잔디 운동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학생들인 만큼 시급히 건강 조사 등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조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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