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또 경남도의회에 불출석했다. 경남도의회는 14일 오후 제326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었는데 홍 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루 전날 경남도청은 홍 지사가 도의회 본회의에 출석할 것이라 했지만, 당일 변경되었다.
이날 경남도의회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경남도청 측은 집회 참석자들과 충돌을 우려해 도의회에 불출석했다고 밝혔다. 김윤근 의장도 본회의에 앞서 홍 지사가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홍 지사가 도의회 본회의에 불출석하기는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홍 지사는 3월 19일과 4월 7일 도의회 본회의에도 불출석했다. 홍 지사는 미국 방문을 위해 3월 20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했는데 하루 앞서 19일 상경했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8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7일 휴가를 내면서 도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여영국 "홍준표 사퇴하라" vs. 박삼동 "박종훈 사퇴하라"이날 홍 지사가 불출석한 가운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노동당 여영국 의원(창원)은 5분발언을 통해 "홍 지사는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도정이 겉돌고 있으며, 시일이 갈수록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홍 지사는 불법정치자금 1억 원 수수 혐의를 벗어나려고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기탁금 1억2000만 원의 출처를 대여금고에 보관한 부인의 비자금이라고 했으며, 비자금 중 일부는 국회대책비에서 쓰다 남은 돈이라고 했다"며 "이는 업무상 횡령과 함께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홍 지사는 1억 원 수수 혐의 해명 과정에서 공천헌금까지 들먹여 자신이 속한 당을 공격하는 자살골도 넣었다"며 "도지사직을 내려놓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 사태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 의원이 홍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말을 가려서 해라'는 등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일부 의원들은 의장한테 여 의원의 발언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대로 새누리당 박삼동 의원은 박종훈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교육감은 급식문제 해결을 위한 도의회의 중재안을 거부하면서 아직도 뻔뻔하게 말도 안 되는 억지논리로 도민을 선동하려 하고 있다"며 "도민과 함께 갈 수 없는 독자노선이라면 교육감의 직책을 조용히 내려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동 학부모 "무상급식 원래 대로"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이날 하동지역 34개학교 학부모들은 경남도의회를 찾아와 "도의회는 민심에 귀 기울여라. 선별급식 반대, 무상급식 원래 대로"를 외치기도 했다.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 의장단은 '선별적 무상급식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하동이 지역구인 이갑재 의원은 선별급식을 원하는 여론이 더 많다며 매번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일부' 세력으로 축소시키고 무시하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의회는 소득별 선별급식 중재안을 즉각 철회할 것"과 "교육청과 도청 간의 힘겨루기로 인해 희생을 강요 당한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민의대변기구로서 의회 역할에 충실할 것", "무상급식을 2014년과 같은 수준으로 돌려놓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의무급식을 원하는 김해학부모모임'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김해운동본부'는 이날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미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진행되어 온 무상급식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시의회에는 자치단체의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의무규정한 '김해시친환경학교급식지원에관한조례 개정안'이 김해시의회에 발의되어 있다. 학부모들은 김해시의회가 이 조례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날 하동지역 학부모들은 2964명의 서명을 받은 '무상급식 원상회복 청원서' 경남도의회에 전달했다. 학부모들은 "이 숫자는 하동지역 전체 학부모 가운데 78%가 참여한 수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