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9일 오후 7시 12분]강병재(52)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복직 확약 이행'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가운데, 사측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다른 크레인으로 더 높이 올라가 고공농성장을 촬영해 논란이다.
19일 강병재노동자고공투쟁지역대책위와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에 의하면, 지난 16일 오후 강 의장이 농성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N안벽 60m 높이 크레인 옆으로 다른 크레인이 다가왔다.
그 크레인은 강 의장이 농성하고 있는 크레인보다 더 높았고, 8명이 고공농성장을 지켜보았으며, 이중 일부는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고공농성장을 촬영했다.
강 의장은 "일체의 사전 경고도 없는 가운데 상황이 벌어졌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침탈을 당할 수 있는 위협적인 상황이었다"며 "당시 무엇을 하느냐고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크레인이 원래 자리로 이동했다가 한번 더 다가와서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지난 4월 9일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밝혔듯이 만약 강제침탈시 죽음으로 저항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역대책위, 22일 '복직확약서 이행 촉구' 결의대회강 의장의 복직 투쟁은 오래 됐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소속이던 강 의장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2009년 3월 해고되었다. 강 의장은 2년여 뒤에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그가 소속되어 있었던 하청업체는 폐업하고 없었다.
강 의장은 자신의 부당해고에 원청회사가 개입됐다고 보고 계속해서 복직투쟁을 벌였고, 2011년 3월 7일부터 88일간 대우조선 남문 옆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했다. 당시 대우조선협력사협의회는 '복직 확약'했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강 의장은 지난 4월 9일 새벽 대우조선 N안벽 크레인에 올라가 두 번째 고공농성하고 있다. 강 의장의 고공농성이 두 달째 진행되고 있지만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강병재 노동자 고공투쟁 지역대책위'가 결성되었다.
지역대책위는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영거제환경연합, 거제개혁시민연대,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지위원회, 노동당 송미량 거제시의원, 유태영 변호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대책위는 오는 22일 오후 6시 고공농성장 주변에서 집회를 연다. 지역대책위는 "강병재 노동자의 요구조건은 단 하나다. 바로 대우조선해양이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이는 강병재 노동자의 당연한 요구이며 지난 7년 동안 복직확약서를 지키라고 대우조선해양의 각 문을 돌며 외친 목소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강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렇다 할 교섭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이 상태에서 강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레인에 올라가 다시 한번 자신의 복직확약서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외칠 정도로 절박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대책위는 오는 29일 대우조선해양 주주총회장을 찾아가 정성립 사장과 주주들한테 강병재 노동자의 요구사항을 알리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어 30일에는 옥포조각공원에서 열리는 '조선업종노조연대 출범식' 때 연대투쟁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사측 관계자는 "지난 16일 옆에 있던 크레인을 끌고 갔던 것은 강병재씨의 농성장 상황이 어떠한지 살펴보기 위한 차원이었고, 크레인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강씨는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어 강제진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크레인 하루 임대료만 해도 엄청나다. 회사에서 크레인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개인 고충은 알겠는데 회사도 피해자다, 강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원청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무단침입과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법원은 대우조선 사측의 요청을 받아 퇴거명령 불이행강제금으로 하루 30만 원 부과 결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