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남북교류협력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염 추기경이 오늘 오후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예방을 받았다"면서 "비공개 만남에서 두 사람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서울시가 앞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함께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서울대교구가 지속적으로 펼치는 대북지원사업에 서울시가 함께 해주니 큰 힘이 된다"며 "교황께서도 서울대교구가 한 형제인 북한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주문하셨다. 인간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우려는 마음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어수선한 때이지만 대북지원사업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라며 "남북평화에 많은 관심을 가진 염 추기경님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영광"이라고 답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선은 두 분이 원칙적인 부분에 대해 뜻을 모았고, 앞으로 실무자들이 남북교류협력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이 같은 합의가, 남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교류도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5월 직접 개성공단을 방문했고, 지난 3월에는 민족화해위원회 산하에 남북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평화나눔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연구소 개소식 연설에서 염 추기경은 정부에 대해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에도 세계 15개국의 여성평화운동 지도자들이 걸어서 비무장 지대를 건너는 '위민크로스DMZ' 행사에 대한 지원과 행사 승인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이날 만남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상황과 관련해 "정부부처와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가 메스르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데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메르스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곧 진정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