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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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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 공모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나서기로 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 이군현)는 지난 11일 사고 당원협의회로 분류된 대구 수성갑과 서울 영등포을 등에 대한 공모를 실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공모 절차와 일정은 15일 전후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수성갑은 김부겸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곳으로 야권 바람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40.4%의 득표율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권영진 시장에게 아깝게 패했지만 수성갑 지역구에서는 50.1%의 득표율로 46.7%를 얻은 권 시장을 유일하게 이긴 곳이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김 전 의원의 대항마를 찾기에 고심해왔다. 그러던 중 김 전 지사가 수성갑에서의 출마를 결심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 전 지사는 최근 김무성 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출마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지난 5월 29일 이한구 의원의 요청으로 수성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고향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대구 수성구청을 찾아 이진훈 구청장과 면담을 갖고 대구로 이사할 집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 구청장에게 "조만간 수성갑 지역으로 이사를 올 예정"이라며 "수성구 집값이 경기도 부천보다 비싸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던 지역이 어떻게 야당 성향이 강해졌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수성갑 향하는 김문수... 지역 반응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대구 국채보상기념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특강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대구 국채보상기념관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특강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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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전 지사의 수성갑 출마에 대해 지역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큰 편이다. 김 전 지사와 고등학교 동창인 주성영 전 국회의원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김 전 지사가) 수도권 규제완화가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해 대구·경북권을 비롯한 지역분권주의와 자주 충돌했다"라면서 "이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주 전 의원은 또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과의 관계를 들어 "김부겸은 독배를 마시러 왔다, 김문수가 꽃가마를 타려 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치는 사적인 관계를 저버릴수도 있는 냉정한 세계이지만 의리를 중시하는 대구시민들 앞에서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명쾌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의 한 주민은 "수성갑의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이 뽑는 게 아니라 지역구민이 선출한다"라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좌고우면하다가 내린 결론이 생뚱맞은 대구 출마냐"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가 졸업한 경북고 동문들의 반응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김 전 지사의 고등학교 후배인 박아무개(64회)씨는 "수성갑 유권자를 콘크리트 여권 지지층으로 오판한 것 같다"라면서 "곁불이라도 쬐야 할만큼 추우신지, 대권을 꿈꾼다는 분의 위상으로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차아무개(76회)씨도 "새누리당이 지역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동문들이 김문수 선배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분위기를 전혀 못 잡는 모양"이라며 "참으로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은희 "대구 발전에 노력하는 이에게 기회 달라"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이 지난 12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대구 수성갑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혓다.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이 지난 12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대구 수성갑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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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이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비판하며 수성갑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설 것을 선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수성구 만촌동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를 하고 있는 강 의원은 지난 11일 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을 사퇴하고 당협위원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 12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역구를 대권을 향한 디딤돌로 삼을 국회의원이 아니라 진정한 대구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라면서 "지역민의 민심을 머릿돌로 섬기고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어 "야당의 유력한 후보와 김 전 도지사 모두 정치적 입장 때문에 수성갑에 오셨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김 전 도지사는) 경기도지사를 두 번이나 하신 분인 만큼 우리 당의 열악한 지역인 경기도에서 총선을 준비하시면 당에서 고마워할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이번 당협위원장 선거와 상관없이 내년 국회의원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수성갑에서 사무실을 계속 운영하며 총선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수성갑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김 전 지사와 강은희 의원을 비롯해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원장, 임재화 법무법인 반석 대표변호사도 출마를 결심하고 지역구에서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조강특위는 공모자에 대해 자격심사와 현장실사, 면접, 여론조사 경선 등의 과정을 거쳐 선정할 예정이다. 당협위원장이 되면 내년 총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국회의원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김문수, #김부겸, #강은희, #대구 수성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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