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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발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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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의 극단적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며 대체 자원 개발을 촉구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 시각) 교황은 '찬미를 받으소서'라는 회칙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산업화 기술이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환경 오염을 주도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현재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유한 국가들이 생활 양식과 에너지 소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톨릭 신자이든 아니든 누구라도 신의 창조물인 지구를 온전히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며 "우리 자신을 지구의 지배자이자 주인으로 여기며 마음껏 해칠 수 있다고 믿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이 국제 사회의 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심각한 물 부족 사태가 곧 발생할 것이며, 이를 둘러싼 분쟁이 불가피하다"며 "어느 자원이 고갈되면 결국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구를 오염시키며 경제가 성장한 부유한 국가들이 나서 가난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경제적 도움을 줘야 한다"며 "일부 부유한 국가들은 경제 저성장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말 열리는 유엔 기후 변화 회의는 지구와 가난한 사람들의 절규를 경청해야 한다"며 "지구를 구하기 위한 강제적 조치를 만드는 국제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환경 회칙', 다른 종교도 화답

교황의 회칙(encyclical)은 전 세계 주교와 가톨릭 신자에게 보내는 사목 교문으로서 교서, 권고. 담화, 강론 등에 앞서 가장 전파 범위가 넓고 구속력이 강한 것으로 분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발표한 181쪽 분량의 회칙을 직접 집필하고 편집하며 오랜 기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역대 교황은 부의 불평등 해소, 인권 보호, 국제 사회 평화 등을 촉구하는 회칙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지구 환경 파괴를 꾸준히 거론해왔다. 지구 온난화 같은 자연 재해도 인간의 무분별한 착취로 인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유엔도 즉각 성명을 통해 "교황의 회칙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모든 세계인이 공감하고 있다"며 "과학과 종교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합의를 이뤘고, 이제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화답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북미 이슬람 성직자 모하마드 마지드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잇따라 성명을 통해 교황의 회칙에 동의하며 환경 파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속세'의 거센 반발... "종교는 간섭 말라"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산업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보수층의 반발이 거세다. 2016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칙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맡기고, 종교는 신학과 도덕에 집중해야 한다"고 사실상 교황을 비판했다.

앞서 공화당의 대표적 환경 규제 반대론자이자 친기업 성향의 제임스 인호페 상원 의원은 기후 관련 콘퍼런스에서 "교황은 교황의 일을,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라며 "교황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재계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환경 보호를 강조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지구 생태계를 둘러싼 종교적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바티칸#회칙#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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