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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모기한테 뜯기면서 지낸다. 천막을 못 치게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아이들 밥그릇 챙기는 일이라면 참아야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남도청 정문 옆에서 19일로 사흘째 단식 노숙농성하고 있는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가 한 말이다. 진 공동대표는 전진숙 공동대표와 지난 17일부터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다.

 진헌극.전진숙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가 17일부터 경남도청 앞에서 '무상급식 원상회복'과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4자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창원과 마산내서, 통영지역 학부모들이 18일 찾아와 하루 동조단식했다.
진헌극.전진숙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가 17일부터 경남도청 앞에서 '무상급식 원상회복'과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4자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창원과 마산내서, 통영지역 학부모들이 18일 찾아와 하루 동조단식했다. ⓒ 윤성효

여성인 전진숙 공동대표는 밤에 집에 갔다가 아침에 다시 와 자리를 지키고, 진 공동대표는 철야 단식농성이다. 진 공동대표는 침낭에 들어가 잠을 잔다.

첫날 모기한테 많이 뜯겼다는 소식을 들은 한 학부모가 간이 모기장을 가져 와 둘째 날을 버틸 수 있었다.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관할 관청은 창원시 의창구청에서 못하게 한 것이다.

전진숙․진헌극 공동대표의 단식농성 소식이 알려진 뒤, 경남 곳곳에 있는 학부모들이 찾아와 하루 동조단식을 하고 있다. 사흘째인 19일에는 마산 구암초 학부모와 밀양, 사천지역 학부모들이 달려와 이들과 함께 굶었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공동대표와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회장도 이날 격려 방문했다. 거창과 산청, 통영 등 학부모들은 창원까지 오지는 못하더라도 지역에서 하루 동조단식을 하기도 한다.

경남운동본부는 오는 22일까지 홍준표 지사와 면담 여부, 무상급식 원상회복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요구사항이 담긴 항의서한을 경남도에 전달하기도 했다.

진헌극 공동대표는 "경남도에서는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22일까지 기다려 보고 경남도의 답변이 없으면, 23일 총회를 열어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남운동본부는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운동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진헌극 공동대표는 "경남도에서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해결 기미가 없다면, 학부모 전체 의견을 묻기 위한 총회를 열고,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곳곳에서 학부모들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천지역 학부모들은 갖가지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어 운동본부에 보내오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의무급식되는 그날까지", "아이들의 밥상을 무상급식으로 지켜줍시다", "무상급식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무상급식 의무교육, 홍준표 주민소환" 등을 외치고 있다.

한편 18일 김윤근 경남도의회 의장은 '무상급식 중재안'을 놓고 경남도청․경남도교육청과 3자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렬되었다고 밝혔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경남도청과 18개 시군청이 예산을 지원해 읍면지역은 초중고교, 동지역은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었다. 경남도와 시군청은 올해부터 예산지원을 중단해,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경남 사천지역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대로'를 바라며 다양한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보내고 있다.
경남 사천지역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대로'를 바라며 다양한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보내고 있다. ⓒ 박남희


○ 편집ㅣ최은경 기자



#무상급식#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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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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