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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당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린 신장질환자의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과잉 대응 논란이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역학조사 결과, 메르스 확진 환자가 강동경희대학교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165번째 환자(79)다. 신장질환자는 메르스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보건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 병원 투석실을 이용하는 신장질환자 111명 명단을 모두 확보하고, 165번째 환자와의 접촉 여부를 조사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은 환자는(밀접 접촉자) 메르스 전파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으로 주의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단독으로 취재해 확인한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공문을 투석 치료가 가능한 일선 병원과 요양 기관에 발송했다. 강동경희대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은 신장질환자 111명의 명단도 함께 보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강동경희대 병원에서 신장질환 치료를 받은 111명의 환자 이름 뿐 아니라, 주민번호 전체 등을 투석 치료가 가능한 일선 병원과 요양 기관에 공개해 과잉 대응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환자들의 개인 치료 상황까지 공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강동경희대 병원에서 신장질환 치료를 받은 111명의 환자 이름 뿐 아니라, 주민번호 전체 등을 투석 치료가 가능한 일선 병원과 요양 기관에 공개해 과잉 대응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환자들의 개인 치료 상황까지 공개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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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 환자가 111명이나 되는 만큼, 정부의 신속한 조치는 적절해 보인다.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 신장질환자는 주 3회 외래 혈액 투석 치료를 받아야한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택격리'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강동경희대 병원에서 신장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 111명의 이름뿐 아니라, 주민번호 전체 등이 공개됐다는 것이다. 과잉 대응 논란이 예상된다.

신장질환자가 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선 전 병원의 진료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장질환자가 전 병원에서 어떻게 치료를 받았는지를 확인해야만, 약의 용량 등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들 환자들의 개인 치료 상황까지 일선 병원과 요양 기관에 공개했다. '혈액 투석' 여부 등에 대해서도 다 공개한 것이다.

인천의 한 요양기관 원장은 "투석 환자들은 일주일에 3번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도 4~5시간씩 받아야 하는 힘든 환자"라며 "병원과 요양시설은 요즘 타 병원 환자들을 잘 받지 않고, 이름과 주민번호 앞부분만으로 충분히 식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병원 관계자도 "아침에 공문을 보고 모든 직원들이 화들짝 놀랐다, 정부가 메르스 대응을 잘 못하면서 국민의 신상정보 등을 너무 소홀하게 관리하는 거 같다"면서, "환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지 몰라 일부 관계자들만 환자 기록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시사인천>과 전화 통화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법령 등을 검토해 취한 조치"라며, "공공의 안정과 안녕을 위한 긴급한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메르스, #신장질환자, #경동경희대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헐액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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