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콩콩이만 예뻐해""…….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콩이가 서럽게 울면서 하소연이다. '아빠가 동생만 예뻐하고 자신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생을 안아주고 밥을 먹여주는 것을 시셈한다. 지금까지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경쟁자가 나타났다. 어린아이지만 그것을 감으로 느낀다. 자신이 찬밥(?) 신세가 된 것인 양 슬프다.
동생 콩콩이도 만만치가 않다. 언니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빼앗을 때는 이를 악문다. 두 손으로 얼굴을 할퀴기 일쑤다. 언니의 얼굴에는 항상 반창고가 붙어 있다. 어떨 때는 갑자기 달려들어 머리를 잡아 채기도 한다. 조그만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나는 오늘, 아빠 차 탈 거야. 헤헤헤""엄마, 미안해. 내가 아빠 차를 타고 싶어서 말이야"콩이가 엄마에게 쪽지를 보여준다. 퇴근 후 할머니 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집에 가는 길이다. 동생과 이따금 아빠 쟁탈전이 벌어진다. 아빠의 사랑을 서로 차지하려 하다 보니 구애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아빠로서는 어린 콩콩이가 안쓰럽다. 언니가 조금 양보하고 보살폈으면 한다.
콩이가 느끼는 감정은 소외감 같은 것이 아닐까. 부모의 관심을 나눠 가져야 하는 마음의 상처가 크기는 한 모양이다. 콩이는 엄마, 아빠를 동생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둘 사이의 사랑과 질투가 일종의 생존본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손으로 줄 끝을 잡고, 발아래에서 머리 위로 돌려...""……. "지난 29일 오후, 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다정하게 줄넘기를 하고 있는 콩이 부녀를 만났다. 할아버지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아빠는 딸에게 줄넘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딸과 아빠의 모습이 너무나 다정해 보인다. 자전거 뒤에 태우고 시골길을 달리는 밀짚모자 쓴 할아버지와 손녀처럼...
넓은 광장에 콩이의 웃음소리가 멀리 울려 퍼진다.아빠의 정을 갈망하는 콩이, 오늘만은 경쟁 상대 없이 둘이서 줄넘기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