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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고등학교를 스스로 그만두고 '학교 교육의 모순'을 비판하며 1인시위하고 있는 김다운(17)양의 외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양은 5~7월 사이 진주시내 곳곳에서 1인시위를 했고 이번 주말까지만 하고 끝낼 예정이다.

진주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다 자퇴한 김양은 "경쟁만 남은 배움없는 학교에 있을 수 없어 저는 학교를 그만둡니다"고 했다. 지난 6일 경상대 앞에서 연 1인시위 때는 "여러분의 학교엔 진정 배움이 있습니까?"로 문구를 바꾸었다. 김양은 "이전에 썼던 피켓의 초점이 자퇴가 아닌데 자퇴에 맞추어진 것 같아 문구를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에 있을 수 없다'며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진주시내에서 1인시위를 해온 김다운 양은 이번 주말 진주시내 차없는거리를 끝으로 1인시위를 마무리한다. 사진은 김양이 1인시위하면서 들고 있었던 손팻말.
'경쟁만 남은 배움 없는 학교에 있을 수 없다'며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진주시내에서 1인시위를 해온 김다운 양은 이번 주말 진주시내 차없는거리를 끝으로 1인시위를 마무리한다. 사진은 김양이 1인시위하면서 들고 있었던 손팻말. ⓒ 김다운

김양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1인시위를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과 1인시위를 와달라고 하시는 분들에게서 메시지가 많이 온다"며 "저는 이제 학교로는 가지 않을 거고 진주시내 '차 없는 거리'를 끝으로 이번 주에 이 1인시위를 그만둘 생각"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김양은 "그렇지만 1인시위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 1인시위를 혼자 하기엔 겁이 나셨던 분들 모두 같은 날짜에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1인시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1인시위는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우리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밝혔다.

이어 김양은 "학생이든 아니든 함께 하고 싶으신 분들은 7월 10, 11, 12일 중이나 혹은 자신이 원하는 날짜 언제나 학교 앞이나 거리, 시내에서 자신이 평소 느끼고 있던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나 의문, 혹은 바라는 것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어주세요"라며 "혼자 하기 무섭다면 친구들과 돌아가면서 피켓을 들어도 돼요. 1인시위가 뭔지 알아보고 친구들과 동참해주세요"라고 밝혔다.

누리꾼 격려 댓글 "언제나 응원할게요"

김양은 1인시위 사진과 함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놓았는데, 반응이 뜨겁다. 많은 누리꾼들이 '좋아요'를 계속 누르고 있고, 공유도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댓글을 달아 김양을 격려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그치는 것들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고맙습니다. 글을 읽으니 왠지 모를 힘이 생깁니다. 언제나 응원할게요"라고 했다.

김양이 써놓은 글을 읽고 공감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페이스북에는 "깊은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거나 "이런 젊은 친구가 있어 다행입니다", "주위의 말과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용기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다운양이 보신 고등학교의 현실은 정확합니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 있다.

학교 교육을 비판하는 댓글도 있다. 한 누리꾼은 "한 마디로 대한민국 교육은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 필요한 교육"이라고,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를 모두가 묵묵히 따르고 있는 이 잠잠한 호수에 큰 돌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어린 아리를 가진 부모로서 학교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인성, 사회성도 같이 배우길 원했는데 요즘은 그 결핍이 과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누리꾼들은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그대의 용기와 행동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고,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멋있고 보기 좋습니다. 이 행동이 교육계 인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지 몰라도 많은 이들이 다운양의 결정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고 힘내시길 바랍니다"고 격려했다.

여태전 교장 "김다운 1인시위를 축복한다"

대안교육 전문가로 알려진 여태전 남해상주중학교 교장은 김다운양의 1인시위를 '축복한다'고 했다. 여 교장은 8일 <경남도민일보>에 쓴 기고문을 통해 "김다운의 1인시위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고등학생이 학교 교육의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김양이 쓴 글에 대해, 여 교장은 "단호한 선언이다. 일종의 선전포고 같아서 뜨끔했다. 내 속내를 들킨 듯이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했다. 죽어가는 '근대의 학교'를 붙들고 씨름하며 하루하루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 있는 나 자신이 문득 초라해졌다"고 했다.

이어 "벌써 20여 년 전 서태지와 아이들이 불렀던 '교실 이데아'의 가사는 이보다 더 섬뜩했다"며 "서태지도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그래도 서태지는 세 명이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지금 김다운은 혼자 시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태전 교장은 "17세 소녀의 당당한 주장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마냥 윽박지르기나 하는 꼰대들의 못난 훈수보다 한결 믿음직스럽다. 오히려 자기 '삶의 주체'로 우뚝 선 김다운이 자랑스럽다"며 "하여, 나는 학교를 떠난 김다운의 용기를 진심으로 축복하고 또 축복한다"고 했다.

여 교장은 "'버리고 떠나기'를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스스로 무리 속을 뛰쳐나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며 "지금 김다운의 심정이 어떨지를 …. 그래서 나는 김다운의 곁을 지켜주며 축복해 주고 싶은 것이다. 김다운도 앞으로 당당하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것임을 믿는다"고 격려했다.

<관련기사> "경쟁만 남은 학교에 있을 수 없다" 한 자퇴생의 1인시위(7월 6일자)


#김다운#학교 교육#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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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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