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지하철이 전면 파업에 돌입해 시내 교통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런던 지하철 노조는 현지시각으로 8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 9일 오전 1시 30분)부터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파업을 시작했다. 런던 지하철이 파업으로 멈춘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노조는 오는 9월부터 예정된 일부 노선의 24시간 운행 계획에 반대하고 급여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은 지하철역에 모여 피켓시위를 벌이며 요구 사항을 강조했다.
앞서 런던교통공사(TfL)는 올해 급여를 평균 2% 올리고 향후 2년간 물가상승률과 연동한 임금 인상, 24시간 운행 보상금으로 1인당 2천 파운드(약 350만 원)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거부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런던교통공사의 마이크 브라운 총괄책임자는 "24시간 운행을 하면 직원 추가 채용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런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사측의 제안은 충분히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런던 시내는 사실상 교통이 마비 상태다. 시민들은 파업이 시작되기 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기 위해 오후 5시 전부터 퇴근을 시작했고,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의 지하철 이용을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했다.
또한 지하철을 놓친 시민들이 버스나 택시로 몰리면서 퇴근길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 찼다. 모바일 차량예약 서비스 우버는 승객이 몰리자 일시적으로 요금을 올리기도 했다.
런던시는 버스 200대를 증편하고 대여 자전거를 대폭 늘렸다. 택시 합승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혼란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윔블던 테니스대회도 교통 불편으로 관중이 급감했다.
영국 총리실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하철 파업은 정당한 근거가 없으며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파업으로 런던의 일반 가정, 노동자, 사업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도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모든 일은 상식이 우선해야 하며, 이번 사태를 주도한 노조 지도부는 당장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파업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한 시민은 "(지하철 파업 때문에) 불편하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정 임금과 운행 시간에 대한 합리적 해결책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