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람들이 송전탑 반대를 외치며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을 든지 200회를 맞았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18일 오후 밀양촛불문화제 200회 기념행사를 연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5, 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였다.
밀양 사람들은 10여 년 전부터 송전탑 공사 반대 투쟁을 벌였다. 그러다가 2012년 1월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 사는 70대 주민이 송전탑 반대를 외치며 분신자결하기도 했다.
이후 밀양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송전탑반대대책위'를 꾸려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밀양에서 촛불을 들어왔다. 촛불문화제는 주로 영남루 앞 계단에서 열렸고, 마을에서 돌아가며 열리기도 했다.
밀양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 현장에 움막을 지어놓고 투쟁해왔다. 한전과 밀양시, 밀양경찰서는 지난해 6월 11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움막을 강제철거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지난 6월 11일 '행정대집행 기억 문화제'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문화제 개최를 연기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 200회 기념과 6·11행정대집행 1주년 기억문화제는 오는 18일 오후 6시 밀양역 광장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 밀양 용회마을(101번 철탑), 고답마을(115번), 위양마을(127번), 평밭마을(129번)의 행정대집행 현장을 순례한다.
문화제는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다. 마을 주민들은 참가자들한테 먹을거리를 준비해 나눠줄 예정이다.
대책위는 "이날 행사에는 밀양 할매들과 활동가들이 지난 1년여 시간을 회고하는 토크쇼와 수녀들의 공연과 평화의 기도, 밀양에 연대했던 많은 공연팀들이 우정출연하는 놀이판이 펼쳐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록 공권력의 폭력에 힘입어 철탑은 세워졌으나 여전히 한전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맞서 굴하지 않고 버텨나가는 밀양 어르신들이 만들어온 작은 '기적'을 축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