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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각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갈무리.
 아베 내각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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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각이 집단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난달 대비 9%p 상승한 43%를 기록했다. 반면 '지지한다'는 응답은 7%p 떨어진 41%에 그쳤다.

제2차 아베 내각이 2012년 12월 출범한 이후 NHK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한다'는 응답보다 많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니혼TV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난달 대비 1.7%p 상승한 41.0%를 기록했다. 반면 '지지한다'는 응답은 39.7%로 1.4%p 떨어졌다.

위헌 논란·반대 여론 무시한 안보법제 강행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아베 신조 총리의 새 안보법제 추진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연립여당 자민·공명당은 이르면 오는 15일 안보법제 특위를 거쳐 16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법안 표결을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일본 국회에서 각 정당이 추천한 헌법학자 3명 전원이 안보법제 제·개정안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반대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나 아베 내각은 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법안 통과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NHK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안보법제 추진을 '평가한다(찬성한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반대한다)'는 응답은 무려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TV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내각이 추진하려는 안보법제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응답이 54.8%에 달했지만 위헌이 아니라는 응답은 18.8%에 그치는 등 반대 여론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새 안보법제가) 앞으로 50년, 100년간 이어질 법안이므로 더욱 신중하고 긴장감 있게 노력하고 싶다"며 국회 통과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자민당도 "무리한 국회 운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당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에 부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야권의 목소리와 대안을 정중하게 듣는 자세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아베, 어리석다"

시민사회와 지식인들도 아베 내각의 안보법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날 도쿄의 참의원 회관에서는 안보법제를 반대하는 주부들이 모여 오는 26일 도쿄 도심 시부야역 앞에서 첫 집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삿포로 도심에서도 대학생들이 집회를 열어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국민을 간접적인 전쟁 가해자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하는 등 안보법제 반대 집회가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보법제를 추진하는 아베 총리를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아베 총리는 (평화) 헌법 해석을 바꾼 위대한 인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 같으나 이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군사력으로 중국의 팽창을 막을 수 없으며, 평화헌법을 통해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과 미국 정부의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기지 현내 이전 추진에도 반대하는 미야자키 감독은 "오키나와현 주민 과반이 후텐마 기지의 (현내) 이전을 반대한다"며 "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힘없는 야당... 아베 독주 막을 수 있나?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는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법안 추진을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자민당은 의회 과반은 물론이고 이날 NHK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34.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반면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독주를 막아야 할 제1야당 민주당의 지지율은 7.7%에 그쳤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6.8%에 달하면서 자민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야당을 대안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가장 많았다.

에다노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불행히도 야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부응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최대한 아베 내각의 폭주를 막고 역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법안 표결을 저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다노 간사장은 "헌법학자들은 물론이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이 새 안보법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명확하다"며 "도저히 표결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아베 내각과 자민당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연립여당 자민·공명당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14일 안보법제를 심사하고 질의하는 특위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주당과 공산당 등 다른 야당은 이사회 불참을 선언하며 특위 개최를 반대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아베 신조, #집단 자위권, #미야자키 하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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