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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일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임씨는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자필로 가족,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다. 직장에 남긴 유서는 전날 경찰이 언론에 공개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일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임씨는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자필로 가족,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다. 직장에 남긴 유서는 전날 경찰이 언론에 공개했다. ⓒ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아무개(45)씨뿐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감찰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강도 높은 감찰이 임씨가 자살한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23일 <머니투데이>는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정원은 사망 수일 전부터 해킹 프로그램 논란과 관련 임씨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을 진행했으며, 이러한 와중에 현재 육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임씨의 큰 딸에게도 국정원 감찰 담당자의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임씨가 국정원 내 감찰반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는데, 국정원에서 큰 딸에게도 아버지의 최근 상황을 묻는 등 연락을 취하고 임씨의 부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을 조사하면서 더 큰 심적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강도 높은 전방위 감찰... 국정원 내부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임씨는 사망 당일에도 후속 감찰이 예고돼 있던 걸로 알려졌다. 여기에 앞으로 공직에 복무할 큰 딸을 비롯해 부인까지 감찰 대상이 되자 큰 죄책감과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도 이러한 심리적 압박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딸에게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라면서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라고 써놨다. 부인에게도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라고 전했다.

또한 <머니투데이>는 또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평소 책임감이 강한 성격으로 주변에서 적지 않은 신뢰를 받아 온 임씨에게 국정원이 강도 높은 전방위 감찰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직원들의 자살 또는 자해 사건들은 주로 특유의 조직에 대한 '충성심' 등에서 비롯된 반면, 이번에는 강도 높은 감찰을 통해 사실상 '조직이 직원을 사지로 내몬 것'"이라며 "수년간 국정원의 잇단 '실책'과 더불어 내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자살#감찰#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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