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의 학교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한 거창 북상초등학교 학부모회(회장 정원향)가 선별적 무상급식을 거부하고 학부모 자체급식의 일환으로 벌였던 '도시락 싸기 행사'를 지난 23일 마무리했다.
거창 북상초 학부모회는 학교 무상급식 중단이 시작된 지난 4월 북상초 전교생 32명의 학부모들이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아이들의 밥에 빈부 꼬리표를 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교생 32명 가정이 도시락 싸기에 동참했다. 애초 이번 1학기 동안만 하겠다는 학부모들의 뜻을 반영해 3개여 월 만인 이날 특별한 엄마의 밥상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을 끝으로 도시락 싸기 행사를 마쳤다.
한편, 북상초등학교 전교생 32명은 정부의 지원금에 따른 무상급식 대상 학생들인데도 경남의 선별적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급식소를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기를 계속 이어왔다. 학부모회는 도시락 싸기 행사가 계속 될 경우 당초 32명 초등학교 학생과 8명의 유치원생 그리고 교사, 교직원 등 총 50여 명을 기준으로 운영되던 급식소가 운영 중단의 위기에 봉착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예상돼 여름방학과 함께 도시락 싸기 행사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23일 마지막 급식행사에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정성이 담긴 밥 한 끼를 먹이기 위해 학부모 전원이 참여했다. 특히 거창군의회에서 친환경학교급식 조례개정안을 발의해서 거창학교급식 원상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한 이홍희, 형남현, 김향란 군의원과 지역구 군의원인 김종두 군의원이 참석해서 학부모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조례개정안 대표발의자였던 이홍희 군의원은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깊은 시름에 빠져있는 학부모들의 아픔을 해소하지 못해 미안하다"라면서 ""며 유감을 표명하였고 군의회에서 변함없는 의지를 피력했던 형남현, 김향란 군의원 역시 한없는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조례안 심의과정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이 지역 김종두 군의원은 자신의 소신과 입장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절박함을 수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정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심경을 토로하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민심에 가까이 서서 의정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북상초등학교 장재영 교장은 "그동안 부모의 정성을 담은 도시락으로 점심밥을 먹은 아이들은 소중한 효심과 아름다운 추억을 한꺼번에 갖게 되었을 것"이라면서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애절하고 진실 된 학부모들의 바람이 꼭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북상초 5학년 한 학생은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 훨씬 맛있다"라며 "계속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고 싶지만 엄마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학교급식을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급식 마지막 날 행사를 마친 학부모들은 하루라도 빨리 무상급식이 원상회복돼 공평하고 눈치 보이지 않는 점심을 먹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바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원향 학부모회장은 "급식 행사에 깊은 관심을 보여준 군의원들에게 북상초교 학부모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면서 "북상초교 학부모들은 복지 천국으로 전국에 이름을 날렸던 거창의 명성을 찾는 그날이 분명히 올 것이란 희망을 놓지 않고 그 일을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덧붙이는 글 | <매일경남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