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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바브웨 명물 사자 '세실' 샤낭 범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짐바브웨 명물 사자 '세실' 샤낭 범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명물 사자 '세실'의 목을 잘라 죽인 범인이 미국인 치과의사로 드러났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짐바브웨 경찰은 세실을 사냥하고 목을 잘라 죽인 범인으로 미국 미네소타에 사는 치과의사이자 아마추어 사냥꾼 윌터 제임스 팔머라고 밝혔다.

올해 13살 된 수사자 세실은 이달 초 짐바브웨 황게 국립공원에서 사냥꾼이 쏜 화살과 총에 맞고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됐다. 세실은 황게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이동 경로와 생태를 연구하는 사자였다.

옥스퍼대학 연구팀이 세실의 몸에 부착한 위성항법장치(GPS) 기록을 살펴본 결과, 세실은 국립공원 인근에서 활을 맞고 40여 시간 배회하다 목이 잘린 채 숨졌다.

세실의 죽음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서 반드시 범인을 잡아 달라는 청원이 쏟아졌고, 짐바브웨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짐바브웨를 방문했던 미국인 팔머가 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팔머는 짐바브웨 현지인 사냥꾼 2명에게 5만 달러를 주고 차에 먹이를 매달아 세실을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했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사냥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나의 사냥은 합법... 연구 대상인 줄 몰랐다"

온갖 비난이 쏟아지자 팔머는 이날 변호사를 통해 성명을 내고 "나는 전문 가이드를 고용했고, 모든 사냥 절차는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며 "이 사자가 연구 대상인 줄 몰랐고, 내가 한 행동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짐바브웨 경찰은 팔머가 불법 사냥을 합법으로 가장하기 위해 세실을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세실의 머리는 팔머가 박제로 만들기 위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팔머는 사냥 동호회와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표범, 물소, 코뿔소, 치타 등 큰 포유동물을 잡았다. 지난 2008년 미국 위스콘신에서는 흑곰을 밀렵하다가 적발되어 벌금을 낸 적도 있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팔머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그가 올린 사냥 동물 사진을 퍼나르며 엄청난 비난을 퍼붓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 야생동물보호단체도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엠마누엘 푼디라 짐바브웨 사파리 협회장은 "세실은 매력적인 검은색 갈기로 관광객에게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사자였다"며 "짐바브웨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 모두가 세실을 보고 싶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실을 연구해온 옥스퍼드대학 야생보호연구소의 데이비드 맥도널드 교수는 "세실이 사냥 허가 구역으로 향하는 것을 초조하게 바라본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라며 "개인적으로 깊은 슬픔을 느깐다"고 밝혔다.

 세실을 사냥한 범인 미국인 윌터 제임스 팔머의 성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세실을 사냥한 범인 미국인 윌터 제임스 팔머의 성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세실#짐바브웨#사자#밀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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