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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시각이 오후 1시 30분으로 찍혀 있는 2015 실과 교육과정 공청회 자료집.
시작 시각이 오후 1시 30분으로 찍혀 있는 2015 실과 교육과정 공청회 자료집. ⓒ 윤근혁

신 아무개 교사: "교육부 공문은 2시 반이었는데, 공청회는 1시 반에 (미리) 시작됐습니다. 사과를 교육부에 받아야 하나요, 교원대에 받아야 하나요?"

실과교육과정 연구책임자 : "흐흐. 저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하."

지난 7월 31일 오후 4시 30분, 2015 실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 공청회가 열린 한국교원대 학생회관 소극장. 참석 교사 100여 명 가운데 일부가 "교육부가 공문으로 알려준 시각보다 1시간이나 미리 시작하는 공청회가 어디 있느냐"면서 항의 목소리를 냈다.

당초 지난 7월 22일 교육부는 전국 1만2000여 개 초중고에 일제히 공문을 보내 해당 공청회 시작 시각을 '오후 2시 30분'이라고 안내했다. 이를 보고 이날 오후 2시 30분쯤에 전국에서 모여든 교사들은 깜짝 놀랐다. 이미 한 시간 전부터 등록을 받기 시작해 공청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 자료집에도 행사 시작 시각은 오후 1시 30분으로 적혀 있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질의응답 시간에 대전지역 고교에 근무하는 신아무개 교사는 "제가 받은 교육부 공문에는 오후 2시 반에 공청회가 시작된다고 했는데, 1시 반에 (미리) 시작한 이유가 뭐냐"면서 "누군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따졌다.

이어 사회를 맡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실과 교육과정 연구팀의 진아무개 책임자(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가 답변을 했다. 하지만 그의 석연찮은 답변은 참석 교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진 연구원은 교육부 위탁으로 연구 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참석자들과 녹취록에 따르면 진 연구원은 교사들에게 사과하는 대신 얼굴에 웃음기를 띠면서 "저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진 신 교사는 "실제 공문을 보고 교사들이 늦게 왔는데, 웃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제가 코미디언이냐, 개그콘서트 등장인물이냐?"고 울분을 삭였다.

다른 교사들도 "지금 이것이 웃을 일이냐?", "(사회자는) 말의 수위를 좀 조절해 달라"고 신 교사를 거들고 나섰다.

전교조 "불통 교육과정 보여준 사례"... 진 연구원 "따로 사과했다"

최보람 전교조 정책연구국장은 "결국 실과교육과정 공청회는 교육부가 전국 교사들을 한 시간 늦게 참가토록 만들고, 연구책임자라는 사람은 이에 항의하는 교사들을 비웃었다"면서 "이런 모습은 2015 교육과정이 얼마나 심한 불통 교육과정인지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 연구원은 "전체 공청회 일정이 교육부 공문으로 나간 다음에 실과교육과정 공청회 시작 시각이 뒤늦게 오후 2시로 앞당겨졌다"면서 "그날 행정적 착오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신 교사가) 사과를 심하게 요구하니까 답답한 입장에서 '웃을 수밖에 없다'는 식의 답변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 연구원은 "행사가 끝난 뒤 문제를 제기한 신 교사 등을 따로 만나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2015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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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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