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첫 TV 토론이 확정되면서 2016년 미국 대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미국 <폭스뉴스>는 오는 6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할 후보를 선정해 4일 발표했다. 후보 선정은 여론조사 지지율 순서로 결정됐다.
무려 17명의 '잠룡'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공화당은 지지율 상위 10명에게 토론회 참석 기회를 주고, 하위 7명은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그러나 폭스뉴스가 어떤 기관의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했는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상위권으로 통과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 등도 지지율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리며 토론회 참석에 성공했다.
반면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서겠다고 나선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등은 탈락했다.
이례적으로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 첫 TV 토론은 대권을 향한 첫 관문으로 여겨진다. 상위권 후보들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공약을 더욱 각인시킬 수 있는 반면 하위권 후보들은 인지도를 높일 최고의 기회가 사라졌다.
'악동' 트럼프의 돌풍, 토론회마저 휩쓸까?이번 토론회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의 활약이다. 직업 정치인도 아닌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가 '전통의 강호'로 꼽히던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을 따돌리고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며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이민자를 마약 범죄자나 강간범으로 비하하고, 미국의 전쟁영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막말'에 가까운 거침없는 언사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강경 보수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면서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대선이 다가올수록 트럼프의 돌풍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깎아내린다. 엉뚱한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그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서 품격을 갖추지 못했으며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비해 '대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공화당의 억만장자 후원자들이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별도로 주최한 토론회는 트럼프를 빼고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루비오 상원의원, 크루즈 상원의원, 피오리나 등 5명만 초대하자 트럼프는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으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린다는 음모론까지 나온 가운데 트럼트는 결국 첫 TV 토론의 주인공으로 초대받았다. 현지 언론은 이번 토론회가 트럼프의 대권 가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정치 고수들을 토론으로 제압하면 인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만약 기대 이하의 토론을 펼친다면 그동안 쌓아온 지지율이 순식간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