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일 오전 10시, 여수시 국동 주민자치센터 4층에서 열린 찾아가는 예산학교 모습
4일 오전 10시, 여수시 국동 주민자치센터 4층에서 열린 찾아가는 예산학교 모습 ⓒ 오문수

4일 오전 10시, 여수시 국동주민자치센터 4층 회의실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찾아가는 예산학교'가 열렸다. 여수시가 주최하고 여수시민협이 주관한 설명회에는 국동과 대교동 주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찾아가는 예산학교는 2015년 6월부터 9월까지 총 4회(회당 2시간) 열린다. 올 9월 (9.15/ 9.22)에는 2014년 리더과정 수료자와 2015년 찾아가는 예산학교 수료자 중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리더과정 플러스'도 열어 한층 더 심화된 학습을 할 예정이다.

참여예산제란 예산계획을 짜는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주민 스스로 예산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그동안은 집행부가 독점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수요에 미흡했었다.

예산편성 과정에 지역주민이 참여하면 지방재정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지방재정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는 권혁세씨다. 여수시민협 상임대표를 지냈던 권씨는 현재  여수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회원 56명) 위원장을 3년째 맡고 있다. 권혁세 위원장은 주민들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고 집행과정을 감시할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말이 되면 보도블럭 교체 공사하는 걸 보셨죠. 한 번에 몰아서 하면 될 것을 도시가스공사다, 수도관교체공사다. 보도블럭 교체 공사다라는 핑계로 도로를 파헤쳤다 덮고 하는 걸 여러번 보셨죠? 이러한 불합리를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러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여수시 홈페이지에 있는 <여수시에 바란다>코너에 신고하세요."

행안부에 발표(2010년)한 자료에 의하면 따르면 3년간(2008~2010년) 연말 보도블럭 교체 및 도로굴착에 집행한 비용이 2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연말에 공사를 집행하는 것은 평상시에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남은 예산을 긴급히 처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이 눈을 크게 뜨고 예산집행과정을 철저히 감시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디 그뿐인가? 권 씨가 예산학교에 대해 강의하고 있을 때 한 주민이 예산낭비라며 분개해 하면서 발언한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해줬다.

"여수시 화양면 봉화산 정상에는 체육시설이 있습니다. 체육시설은 일반적으로 운동이나 체력단련을 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체육시설이 많이 있으면 주민들한테 좋죠. 그런데 높이 371m의 정상에 체육시설을 설치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6개 분과 56명의 주민참여예산위원이 참여해 560억 원 반영

 여수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권혁세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여수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권혁세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 오문수

여수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는 행정지원, 복지· 환경, 관광·문화, 보건·위생, 농업, 도시·건설분과의 6개분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위원은 동별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지역현안사업을 발굴해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우선순위를 결정해 의회에 제출한다.

2015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결과를 보면 609건 1300억 원(2014년)의 대상 사업을 선정해 363건 560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반영률로 보면 60%에 이르러 주민참여예산제가 상당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권씨에게 지난 3년 동안 위원장을 맡으며 위원회를 이끈 소감을 말해달라고 했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아쉬워요. 멍석은 이미 깔아져 있는 데 참여를 안 하고 있으니…. 여수시는 그래도 잘하고 있는 겁니다. 초기에는 제로상태였는데 지금은 40%정도로 높아졌어요."

슘페터는 "예산을 읽고 이해하는 자 만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 말했다.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희망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