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구미시에 있는 옥성 자연 휴양림에서 숙박을 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금오서원을 찾았다.
금오서원은 1570년(선조 3년) 지어졌다. 금오서원은 야은 길재의 충절과 학문을 기리기 위한 서원이다. 원래의 위치는 금오산에 있었다. 하지만 금오서원은 임진왜란 당시에 불에 타서 없어졌다. 1602년(선조 35년) 지금의 위치에서 복원되었다. 1609년(광해군 1년) 금오서원을 다시 수리하면서, 김종직, 정붕, 박영을 추향하고 이후 장현광을 추향했다.
금오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47개 서원중의 하나이다. 금오서원은 읍청루, 정학당, 내삼문, 상현묘를 일직선으로 두고 있다.
동락 서원으로의 진입공간으로 사용되는 문루의 이름은 읍청루(경북 기념물 제60호)이다. 서원 쪽은 개방하고 외부는 창을 두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정학당의 앞에는 동·서재를 배치하고 있다. 강당인 정학당은 중앙의 마루와 양쪽에 협실로 되어 있다. 정학당과 더불어 강학공간인 동·서재의 이름은 일건재, 시매제이다. 동재는 3칸 모두 온돌방으로 꾸미고, 서재는 2칸의 온돌과 1칸의 마루로 구성되어 있다. 동락 서원의 사당인 상현묘의 기단은 자연석이다.
금오 서원에 배향된 인물들은 야은 길재(1353~1419)를 비롯해서 조선 시대 성리학자들이다.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은 부친인 김숙자와 경은 이맹전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다. 그의 성리학 사상은 제자인 김굉필, 정여창, 김일손과 같은 이들에게 전수된다.
김종직의 사상은 한훤당 김굉필에게 배움을 받은 정암 조광조까지 이어진다. 김종직을 배향한 서원은 밀양의 예림 서원, 함양의 백연 서원, 김천의 경렴 서원, 개령의 덕림 서원이다. 신당 정붕(1467~1512)은 한훤당 김굉필의 문하이며, 송당 박영(1471~1540)은 정붕의 문하이다.
여헌 장현광(1554~1637)은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문인들 사이에서 학덕과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장현광은 현재의 구미시 인동에 거주하면서 영남의 남인 계열 학자들을 길러냈다. 구미시 인동에 위치한 동락 서원에서도 장현광을 배향하고 있다.
금오 서원 정학당 벽에 붙은 현판 중에는 하면 안 되는 7가지 적혀있다. 1. 창이나 벽에 낙서하거나(汚穢窓壁), 2. 책을 손상하거나(損傷書冊), 3. 놀기만 하고 공부를 안 하거나(遊戱廢業), 4. 함께 있으면서 예의를 잃거나(群居無禮), 5. 술이나 음식만 밝히거나(干索酒食), 6. 대화가 난잡하거나(說話亂雜), 7. 옷차림이 바르지 않으면(衣冠不正) 안 된다고 적혀있다.
이 7가지의 금기를 어기는 자가 금오서원에 왔으면 돌아가고, 오지 않았다면 오지 말라(犯此七禁者已來則歸未來則莫來)고 적혀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경수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hunlaw.tistory.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