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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적 논란에 휘말린 롯데가 2차 대전 당시 노동자 강제 동원 등을 이유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일본 기업 3곳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적 논란에 휘말린 롯데가 2차 대전 당시 노동자 강제 동원 등을 이유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일본 기업 3곳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 롯데MRC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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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권 분쟁과 기업 국적 논란을 겪고 있는 롯데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조선인 강제 동원 등을 이유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일본 기업과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복절을 앞두고 롯데월드타워에 태극기를 설치하는 등 '일본 기업'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지만, 실제 사업 분야에선 일본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어온 것이다.

롯데는 총수 일가의 유창한 일본어와 어눌한 한국어, 그룹 계열사의 주주 구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일본 기업 아니냐는 국적 논란에 휘말렸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라고 말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급기야 불매 운동 움직임까지 일어났다. 신 회장은 이날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일본 기업' 논란에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제 강제 동원 기업' 3곳과 합작회사 설립·운영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3곳의 기업과 합작 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3곳의 기업과 합작 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 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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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범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곳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는 롯데케미칼이다.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한 2014년 롯데케미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2012년 8월 발표한 현존하는 강제 동원 관여 기업 리스트에 올라온 미쓰이화학·우베흥산·미쓰비시(레이온) 등과 합작 회사를 설립·운영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미쓰이(三井)화학과 각 100억 원 가량을 들여 50:50으로 지분을 나눠 갖고 2013년 롯데미쓰이화학㈜를 설립해 전남 여수에 공장을 건설·운영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 재벌 기업 미쓰이그룹의 계열사인 미쓰이화학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에 1곳의 작업장을 운영하며 조선인 강제 동원에 관여해 전범기업으로 분류됐다.

롯데케미칼과 2006년 3월 말레이시아에 합작회사를 세운 우베흥산(宇部興産)은 범용수지·합성고무·정밀화학제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일본의 대표적 석유화학 기업으로, 광산 도시인 우베시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에서 시멘트 등 각종 사업을 벌였다. 일본에 3곳, 한국에 2곳의 작업장을 운영하면서 조선인 강제 동원에 관여한 이유로 전범기업에 분류됐다. 롯데케미칼이 약 260억 원을 들여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합작회사 롯데-우베합성고무(Lotte Ube Synthetic Rubber Sdn. Bhd.)에는 역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미쓰비시상사도 함께 참여했다.

미쓰비시레이온과는 약 940억 원을 들여 50:50 지분으로 첨단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합작회사 롯데MRC를 2006년 설립했다. 미쓰비시레이온은 미쓰비시케미칼홀딩스의 자회사로 섬유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이곳의 전신인 미쓰비시화성공업(三菱化成工業)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과 한국에 5곳의 작업장을 운영하고 강제 동원에 관여해 전범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은 2조 9천억 원을 들여 올해 5월 미국 엑시올(Axiall)사와 에탄크래커 제품을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합작 사업 계약을 체결했는데, 미쓰비시상사와 지분율 70:30으로 공동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미쓰비시상사는 우베흥산과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에도 참여했다.

미쓰비시레이온과 미쓰비시상사는 일본의 대표적 대기업 집단인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다. 미쓰비시는 일제 강점기 당시 군수 물품 생산을 맡은 대표적 전범기업이다.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7월 미국인과 중국인 강제 동원에 대해 사과했지만, 한국인 피해자에게는 소송 등을 이유로 대응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태그:#롯데, #미쓰비시, #전범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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