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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래퍼 제이스의 신곡 <성에 안 차>의 앨범 사진. 이들은 음원 사이트 앨범 소개란에 "외모를 무기 삼아 남자들을 마치 현금지급기처럼 이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을 꼬집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래퍼 제이스의 신곡 <성에 안 차>의 앨범 사진. 이들은 음원 사이트 앨범 소개란에 "외모를 무기 삼아 남자들을 마치 현금지급기처럼 이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을 꼬집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 브랜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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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똑같이 생겼지
하나같이 꼭두각시
남자들을 물로 보지
우렁각시 코스프레 하면서
등골 쪽 빠는 거머리
니네 덕분에 진짜배기는
진절머리가 나

여성 래퍼 제이스와 키썸의 새 노래 <성에 안 차>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 여성 혐오 논란이 뜨겁다. 한 음원사이트에 하루 사이 달린 댓글만 5000여 개다. 최근 SBS 개그프로그램 <웃찾사>와 MNET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가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방영해 논란이 된 일과 맞물려 성토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중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이 노래는 음원 사이트 앨범 소개란에 "외모를 무기 삼아 남자들을 마치 현금지급기처럼 이용하는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을 꼬집는 곡"라고 소개했다. 앞서 소속사는 신곡 발표 보도자료에서 "김치녀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곡"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김치녀'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대표적 용어로, 남성의 경제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뜻으로 통한다.

김치녀들에게 일침?... 누리꾼 "어설픈 비판 정신"

직접 가사를 쓴 두 여성 래퍼는 노래를 통해 여성 전체를 욕 먹인다며 이른바 '김치녀'를 혹독하게 나무란다. "그렇게 많은 백을 갖고도/옷장에 꽉 찬 옷을 보고도/그렇게 멋진 남자를 만나도" 왜 성에 안 차느냐고 따진다. 이들을 "(남성의) 등골 쪽 빠는 거머리"에 빗대며 "남자들은 안구에 습기(슬프다는 뜻 -기자 주)가 찬다"고 비판한다. 이어 스스로를 "진짜배기"로 칭하며 "왜 우리 여자들이 싸그리 욕을 먹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음원 공개 직후 누리꾼 사이에는 혹평이 이어졌다. 음악평론가인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스로 형편없는 실력을 인지하지 못한 래퍼가 어설픈 비판 정신을 장착했을 때 나오는 민망한 곡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트위터 이용자 '@sti**********'도 "가히 '탈 김치녀'와 오빠들을 향한 상업적 인정투쟁의 욕망이 낳은 셀프-여성혐오 힙합이라 할 만하다"고 남겼다.

논란이 일자 제이스는 한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여성 혐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왜곡된 해석이며,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에 대한 일침이자 당당한 여성을 지지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일침을 놓아야 할 '대상'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주였다. 트위터 이용자 '@show************'는 "제이스와 키썸이 실제로 과소비하며 남자 돈 뜯어내는 김치녀가 주위에 있고, 이들 때문에 자신도 똑같이 욕을 먹는 게 화가 나서 가사를 썼다면 모르겠지만 가사에는 그렇게 보일 만한 구석이 없다는 게 제일 어이없는 부분"이라며 "존재하지도 않는 김치녀를 욕하기보다 그런 프레임 씌우는 사람들을 욕 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 '@mai*****'도 노래 중 "사실 니들이 어떻게 살든 상관없어/그런데 왜 우리 여자들이 욕을 먹어"라는 가사를 언급하며 "그걸 가지고 욕하는 놈들한테 일반화를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치녀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내포한 단어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 사회는 명품을 좋아하는 남성에게는 '김치남'이라고 부르지 않으면서, 여성에게만 '김치녀'라고 이름 붙이고 문제로 삼는다"고 지적한 뒤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 또한 쌍방의 문제임에도 이 노래는 여성의 잘못으로만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그:#키썸, #성에 안 차, #여성 혐오, #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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