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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의 난민 입국 허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마케도니아의 난민 입국 허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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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을 앞세워 중동·아프리카 난민의 불법 입국을 저지했던 마케도니아가 다시 국경을 열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와 접한 남부 국경을 열고 난민 3500여 명을 받아들였다. 난민들은 마케도니아에서 열차를 타고 다시 국경을 통과해 세르비아에 도착했다.

세르비아 국경 마을 미라토바크의 난민캠프에서 음식과 물을 제공받은 난민들은 간단한 입국 심사를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로 향한다. 또한 수만 명의 난민이 그리스에서 국경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가난과 전쟁을 피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터키나 그리스로 입국한 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등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독일로 간다.

그러나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하던 마케도니아가 엄청난 규모의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20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마케도니아는 경찰을 동원, 최루탄과 섬광 수류탄까지 사용하며 국경을 넘어오려는 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마케도니아 경찰이 난민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여러 명의 미아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두 달간 약 4만2000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그리스에서 유입된 마케도니아 정부는 "인권을 존중하지만 우리의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라며 국경을 봉쇄했다.

하지만 난민들이 계속해서 국경을 넘기 위해 강하게 저항하고,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마케도니아는 이틀 만에 다시 국경을 열었다. 마케도니아의 무력 진압에 깊은 유감을 나타낸 유엔 난민기구(UNHCR)도 지원에 나섰다.  

헝가리, 국경에 방벽 설치... 길 막힌 난민들

세르비아의 난민 캠프에서 활동하는 적십자사 직원은 "어린이나 노인, 부상자 등 건강 상태가 가장 취약한 난민을 집중적으로 돌보고 있다"라며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기절하는 난민도 있다"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다른 대륙에서 들어온 난민이 34만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재정과 사회 안정을 이유로 각 회원국이 난민 수용 배분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마케도니아가 무력 진압에 나선 데 이어 헝가리도 최근 세르비아와의 국경 175㎞에 높이 4m의 방벽을 설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유럽 국가들이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강경책을 내놓자 유엔은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태그:#마케도니아, #그리스,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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