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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고로 의경 한 명이 사망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경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군인권센터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 검찰 수사 촉구' 서울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고로 의경 한 명이 사망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경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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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은평경찰서 구파발 검문소에서 경찰관의 총기오발 사고로 의경이 숨진 사고는 동료 의경이 지난달 말 탈영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적인 총기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탈영에 따른 부대 안팎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비상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총체적 기강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구파발 검문소에 배치돼 근무 중이던 최아무개(30) 일경이 복귀일시인 이달 3일 오후 6시를 지나 현재까지 부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최 일경은 지난달 31일에 3박4일간의 정기외박을 나갔다가 복귀하지 않았다. 경찰은 최 일경을 고발조치하고 전국에 수배를 내린 상태다. 최 일경은 2005년 10월 입대해 이듬해 4월 탈영했다가 9년 만인 올 3월 검거돼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은 후 복무를 이어간 상태였다.

전날인 25일 오후 검문소 감독관 박아무개 경위(54)에 의한 총기사망사고는 이 같은 부대원 탈영이라는 비상시기에 발생한 것이다.

은평경찰서는 전날 기자 브리핑을 통해 "박 경위가 검문소 생활관에서 간식을 먹고 있던 의경 3명에게 '너희끼리만 빵을 먹느냐'며 총 쏘는 장난을 치던 중 실제로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경찰 총기 관련 규정상 총 6발이 들어가는 38구경 권총 탄창에는 12시 방향부터 시계 방향으로 2번째 구멍은 공포탄, 3~6번째 구멍은 실탄을 장전해 놓도록 돼 있고 첫번째(12시 방향) 구멍은 비워두게 돼 있다.

규정대로 총알을 채워넣은 뒤 처음 방아쇠를 당기면 시계 방향으로 한 칸 앞에 있는 총탄, 즉 공포탄이 발사되는 구조다.

군인권센터 "미필적 고의 살인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해야"

경찰은 박 경위가 이 규정대로 총탄을 채워넣지 않고 12시 방향에 첫번째 실탄이 위치하도록 장전해 놓고도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방아쇠를 당겨 2번째 실탄이 실제로 발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권총으로 범인을 제압할 때도 대퇴부(넓적다리) 아래를 향해야 하는 규정이 있을 정도로 총기 사용이 엄격한데도 박 경위는 근무 중 부대원의 가슴에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박 경위는 지난 1989년부터 3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고참 경찰관이다.

한편 군 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경찰이 가해자 박 경위의 오발 주장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설령 박 경위의 주장처럼 장전 상의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박 상경의 급소를 향해 총을 겨누고 오발을 방지하는 고무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은 당연히 미필적 고의를 의심해야 하며 처음부터 '오발 사고'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태그:#검문소 총기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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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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