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들이 신용대출에서 신용등급별 차등을 두지 않고 일괄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1등급 대출자보다 10등급 대출자의 금리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대출금이 많은 상위 10개 업체의 신용등급 1등급 가중평균금리는 35.5%지만 10등급 평균금리는 이보다 3.3%포인트 낮은 3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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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중평균 금리란 금융회사가 실제로 고객에게 대출해준 건에 대해 금액의 비중 또는 사용빈도에 따라 가중치를 두어 평균한 금리를 말한다.

개인신용 대부전문 대부업자 중 대부잔액 상위 10개사는 아프로파이낸셜 대부(러시앤캐시), 산와대부, 웰컴크레디라인 대부, 미즈사랑대부, 리드코프 대부, 바로 크레디트대부, 태강 대부(캐시벅스), 애니원캐피탈대부, 조이 크레디트대부, 원캐싱대부다.

웰컴크레디라인 대부의 경우 1등급의 금리는 36.5% 수준인데 10등급은 36%로 0.55%포인트 이상 낮았다. 원캐싱도 1등급의 금리는 41.9%이지만 10등급은 40.9%로 오히려 금리가 더 낮았다.

대출 신청 대비 얼마나 대출을 승인해주느냐를 나타내는 승인율도 9,10등급을 제외하면 신용등급과는 크게 관계가 없었다. 신용등급 1등급의 평균 승인율은 31.9%로, 이는 전체 평균 승인율 31.5%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6등급 39.9%, 5등급 38.1%보다도 낮다. 결국, 신용등급은 대부업체 대출 승인과정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전체 채권에서 30일 이상 연체된 대부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인 부실률도 신용등급과 크게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대부업체의 평균 부실률은 잔액기준 4.5%로 조사됐다. 9,10등급의 부실률은 높았지만 1~8등급 구간 부실률이 최저 3.5%에서 최고 4.9%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부업체 "이용자 대부분 7등급 이하, 차등 금리 적용 쉽지 않아"

이에 대해 A 대부업체 관계자는 "실제 대부업체가 차등 금리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분들이 거의 7등급 이하기 때문에 연체율을 고려하면 이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분 대부업체에서 최고금리를 일괄적으로 부과하기 때문에 다들 경쟁적으로 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대부업체의 신용대출은 현재 신용대출이라고 부르기도 무색하다"며 "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도 있을 신용등급 1등급의 금리가 연 35.5%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것을 넘어 비정상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부업계에서는 인하 여력이 없고 고금리가 불가피하다고 하는데, 이번 자료에서 그러한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정기국회에서 최고금리 인하와 대부업체의 영업행태 개선 둘 다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