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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고유예 판결 조희연 "서울교육 헌신해 보답할 것" 4일 법원이 고승덕 전 교육감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촬영 : 윤수현, 편집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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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일 오후 4시 48분]

"… 이제 마지막으로 양형 판단이다."

4일 오후 3시 6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 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서울고법 형사6부)가 입을 뗐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정해지는 순간을 앞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슬쩍 얼굴을 매만졌다.

결과는 벌금 250만 원 선고유예. "원심(1심) 판결을 파기하고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는 주문이 낭독되자 법정을 채운 조 교육감의 지지자들은 쉴 새 없이 박수를 쳤다. 선고유예는 유죄 판단이긴 하지만 피고인의 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 2년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선고를 면하는 것을 뜻한다. 대법원이 이 판결을 확정하면 조 교육감은 교육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절반의 뒤집기'에 성공하다

선고유예 판결에 축하 받는 조희연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뒤 지지자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선고유예 판결에 축하 받는 조희연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뒤 지지자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지난 4월 24일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조 교육감이 2014년 교육감 선거 때 상대편 고승덕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그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판단했다. 또 조 교육감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2014년 5월 25일 기자회견(1차 공표)은 물론 고 후보 쪽 해명에도 5월 26~27일 보도자료와 라디오 인터뷰(2차 공표)로 거듭 의혹을 제기한 일은 모두 유죄라며 당선무효형인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판단한 배심원의 의견을 존중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차 공표를 무죄로 봤다. 첫 기자회견 당시 조 교육감이 '고 후보는 미 영주권 보유 의혹을 사고 있다' 정도로 표현한 점 등을 볼 때 1차 공표는 후보자 검증을 위한 합리적 의혹 제기로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최초 의혹 제기가 최경영 <뉴스타파>의 트위터 글에만 기반하고 있긴 하지만, '제3자가 의혹을 제기했다'는 상황을 전한 조 교육감의 기자회견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간 이루어지는 상호 비판과 검증으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또 이 내용을 다룬 언론보도에 대부분 '의혹, 해명 요구'란 표현이 쓰인 점을 봐도 1차 공표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차 공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희연 교육감의 첫 의혹 제기 다음날인 5월 26일,  고승덕 후보는 미 법무법인 근무시절 영주권 취득을 권유받긴 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조 교육감은 보도자료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 후보가 몇 년 전(2012년) 공천에서 탈락한 뒤 '저는 영주권이 있어서 미국 가서 살면 된다'고 말했다"며 다시 해명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이 1차 공표에 없던 고 후보자의 발언을 사실처럼 언급했고,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조 교육감이 "만일 (고 후보가)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주면 사과하겠다"며 반론 가능성을 남겨두긴 했다. 하지만 전체 맥락을 볼 때 조 교육감의 발언을 접한 유권자는 ▲ '고승덕 후보가 미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 적어도 '2012년 공천에 탈락했을 즈음까진 영주권을 보유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2차 공표에는 허위사실을 퍼뜨리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영주권 의혹 제기 문제 있지만...

'선고유예' 판결 받은 조희연 교육감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선고유예' 판결 받은 조희연 교육감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일부 무죄가 나오긴 했지만, 재판부는 조 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250만 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종 결론은 '선고유예'였다.

재판부는 고승덕 후보의 해명 이후 영주권 문제가 더 이상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고, 5월 26, 27일은 선거까지 8일 남은 상황이라 고 후보의 반론 등이 가능했던 만큼 조 교육감의 2차 공표가 악의적이라거나 무분별한 의혹 제기 또는 흑색선전으로 보기 어렵다며 비난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했다. 당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양쪽 모두에 경고처분한 점도 감안했다.

선고를 듣고 나온 조 교육감은 공소사실 일부가 여전히 유죄로 나온 부분에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제가 선거과정에서 더욱 섬세하고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하는 부분에 유죄 판단이 나왔다"며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며 더욱 섬세하고 신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 후보와 선거공간에서 경쟁자로 만나다보니 불편한 관계로 이어져왔다"며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공판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대한민국 주권자인 배심원들이 4일간에 걸쳐 충분히 심리한 뒤 일치된 의견으로 전부 유죄 및 당선무효형을 제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사건"이라며 "항소심 판결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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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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