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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정권을 반대한다고 민족을 부정하고 나라를 배반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 학살 당한 원혼들이 어느 곳, 어느 하늘 아래다 그 고귀한 육신을 남기고 갔나이까? … 오늘 님들의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따뜻했던 육신을, 그 영혼을 오늘도 간곡히 찾고 있나이다."

5일 오후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창원유족회 노치수 회장이  한 인사말이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노치수 창원유족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노치수 창원유족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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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회장은 "억울한 죽음에 대해,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 증거를 대라고 한다. 범인이 증거 남기느냐"며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우리의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 말했다.

한국전쟁 전후 창원지역 민간인 학살은 노무현정부 때 만들어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2005년, 아래 진실화해위)가 진상규명을 통해 일부 드러났다.

2009년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당시 마산형무소 구금돼 있던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717명, 보도연맹원 77명(확인 42명, 추정 35명) 등이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다수 재소자들이 국가폭력에 의해 무참히 총살당했고, 마산 구산면 앞바다(괭이바다) 등에 수장되기도 했다.

이후 유족들은 창원유족회를 결성했다. 그동안 창원유족회는 기자회견과 위령제 등을 통해 '위령탕 건립'과 '추모공원 조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1부 합동위령제에 이어 2부 추모식으로 진행되었다. 위령제는 박기선 무용단장이 진혼무를 추었고, 전통제례를 지낸 뒤 불교와 천주교의 종교의식이 거행되었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안병욱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안병욱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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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에서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런 자리에 올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며 "오랜 세월 희생자의 유족들은 가족의 행방조차 알지 못한 채 '빨갱이' 가족이라는 사회적 차별과 연좌제의 침해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문하기 위한 조치를 시급히 실행해야 한다"며 "다시금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면서 이 땅에 결코 전쟁의 참극이 되풀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수 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규명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정부는 여전히 민간인 학살 문제 해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법부도 전국적으로 다른 판결을 하고 있다"며 "억울한 죽음이 다를 수 없으며, 국가책임이 다를 수 없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입법부 또한 정의를 지연시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광녕 전국전쟁유족회 회장은 "아직도 주위에는 미신고 유족들이 통한의 눈물을 삼키고 있으며, 전국 방방곡곡에는 발굴하지 않은 유해가 많이 있고, 일부 발굴된 유해조차 임시보관소에 방치되어 있다"며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두 해결될 때까지 우리들은 힘을 모으고 뜻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과보고(배기현)에 이어, 홍중조 전 경남도민일보 논설위의원(진해 앞바다 그 사무친 통한), 김기진 부산일보 편집부국장(국민보도연맹 학살),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민간인 학살 현지조사 국회증언록 찾았다)가 각각 설명했다.

창원유족회는 창원지역 민간인 학살 유족 증언을 담은 <그질로 가가 안 온다 아이요>를 기록한 박영주씨한테 감사패를 수여했다.

경상남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 등이 조화를 보냈고, 안상수 창원시장과 유 의장은 추모사를 보냈지만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이창수 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규명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창원 소재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희생자 창원지역 합동위령제, 추모식'에서 이창수 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규명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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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는 5일 오후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창원지역 합동 위령제'를 열었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는 5일 오후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창원지역 합동 위령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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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민간인 학살, #창원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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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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