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강정마을에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가 개관하였다.
개관식은 각지에서 참석한 40여명의 사제단을 비롯한 많은 수녀와 일반 신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한 개관 축복 미사로 시작했다. 미사는 강정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미사 강론에서 제주교구 교구장인 강우일(베드로) 주교는 가톨릭 교회의 사회교리와 교황청의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며,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정당하지 못한 공권력의 행사 등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모두 구럼비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의 세력이 콘크리트 덩어리로 구럼비를 덮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욱 큰 소리로 온 국민을 향해, 세상을 향해 평화가 전쟁 준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호소하고 외쳐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곳 강정에 세운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가 어떤 이유든 이유가 닿기만 하면 전쟁을 해도 좋다는 폭력적 심성과 싸우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시선으로 모든 인간을 바라보는 참평화를 배우고 그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그런 평화의 전초 기지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기도합니다."
미사 후 축하식에는 광주대교구의 옥현진(시몬) 보좌주교와 서귀포시 현을생 시장의 축하 인사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송경동 시인은 직접 지은 시를 낭송하였고, 수원교구 최재철(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함께하는 우쿨렐레 공연팀은 흥겨운 공연으로 평화센터의 개관을 축하하였다.
센터장을 맡은 고병수(요한)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작년에 방한하여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의 결과다. 그리고 정의는 관용과 자제를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센터 운영의 기조로 삼을 것이라고 밝히며, 개인적으로는 평화센터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과 함께하면서 그 갈등을 치유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테이프 절단식을 하며 공식적으로 평화센터의 문을 열었다. 5층 규모로 지어진 평화센터는 문정현(바르톨로메오) 신부가 대지를 매입하여 기증하였고, 6800여 명이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1976년에 유신독재를 비판하는 명동 3.1 민주구국선언으로 투옥되어 796일간 옥살이를 한 문정현 신부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 결정이 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으로 센터 부지를 구입하였다.
센터 1층에는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무인카페가 있고, 2층에는 교종 프란치스코 전시관이 마련되었다. 3층에는 특별히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알 수 있는 일제 전적지와 4.3항쟁 그리고 강정마을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다.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는 제주도 강정마을(서귀포시 말질로 187)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마지막으로 송경동 시인이 낭송했던 시의 일부를 덧붙인다.
<강정 평화센터에서 中>어제도 오늘도 너희가 드러낸 것이 헐거운 몸 하나가 아니라세상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육중한 정의였다는 것을 잊지마라오늘 너희가 가로막은 길이실은 참다운 인간의 내일로 가는 곧은 길이었음을잊지마라오늘 너희가 강행한 일이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었음을잊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