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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경남도 급식 감사'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무상급식 중단 사태가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관련 기사 : "무상급식 중단 안돼"... 경남교육감, 감사 수용). 학부모들은 교육감이 아이들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기까지 했는데 무상급식 중단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경남도청, 18개 시·군청, 교육청이 예산을 분담해 읍면 지역 초·중·고교, 동 지역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됐다. 무상급식 중단 사태는 지난해 10월 경남도 '무상급식 지원 예산 감사'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가 열린 5일 창녕 힐마루골프장 앞에 학부모들이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가 열린 5일 창녕 힐마루골프장 앞에 학부모들이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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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지난해 10월, 90개 학교를 감사하겠다고 경남도교육청에 통보했고, 교육청은 '월권 행위'라 거부하며 감사원에 '무상급식 감사'를 요청했다. 그러자 홍준표 지사는 지난해 11월 학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뒤이어 박종훈 교육감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후에도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두고 갈등은 계속되었다. 홍 지사는 지난 7월 경남도의회 도정 질의 답변을 통해 "보편이든 선별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라면서 "영남권 지자체 평균 수준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입장 변화를 보였다.

박종훈 교육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 급식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법과 규정이 어긋나지만 아이들의 급식을 위해, 학부모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경남도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교육감은 홍준표 지사한테 일괄 타결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이날 오후 "학교급식지원조례 개정안(경남도 급식 감사 실시를 명문화한 내용)이 통과되고, 급식 비리 재발 방지에 대한 도교육청의 조치가 취해진 뒤에 급식비 분담 비율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경남도는 "내년도 영남권 4개 시도 평균 식품비 분담 비율인 31.3% 범위 내에서 시·군과 협의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인국 도정책기획관은 "올해 무상급식 예산은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학교 무상급식은 교육청 고유 사무고 교육감 공약 사항이다"라고 밝혔다.

박종훈 교육감이 경남도 감사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경남도는 내년도 예산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올해 무상급식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학부모 "감사 수용 했으면 지난해 수준 무상급식 돼야"

박종훈 교육감이 경남도 감사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학부모들은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허문화(양산)씨는 "정치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열망을 짓밟았다. 오늘 한 아버지는 '우리 집에 도둑이 들어 100만 원을 훔쳐가는데 항의했더니 30만 원은 돌려주고 생색내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며 "교육감이 굴욕을 무릅쓰고 감사 수용했으면 지난해 수준으로, 당장 올해 무상급식부터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허씨는 "그래도 우리는 홍준표 지사 주민 소환 서명 운동을 계속 벌일 것"이라며 "지난 5일 열린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를 보고, 중년의 아버지들도 화가 나서 서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경(거창)씨는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교육감은 교육계 수장이고, 교육은 나라의 미래다. 교육감이 대등한 기관인 경남도의 감사를 받겠다고까지 했다"며 "이것이 정상 사회인가 싶다. 그런 결단을 내리기까지 교육감이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야4당은 오는 9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실현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이들은 새누리당 경남 출신 국회의원한테 공개 질의서도 낼 예정이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8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교육청이 감사를 수용했으니) 홍준표 지사가 학부모와 도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를 표명하고, 중단된 무상급식 해결을 위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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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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