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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서울모터쇼. 지난 1995년 이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는 190여 개사가 참가하고 370여 대의 자동차가 선보인다.
 지난 4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서울모터쇼. 지난 1995년 이후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는 190여 개사가 참가하고 370여 대의 자동차가 선보인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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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관피아(관료+마피아)',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퇴직자를 뜻하는 '산피아'의 유관협회 임원 재취업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10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출신 4급 이상 퇴직 공무원 가운데 협회 등 유관기관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이 64명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민관유착 고리 끊겠다"... 세월호 담화 무색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의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국민 생명을 담보로 서로 봐주고 눈감아주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며 관피아 척결을 약속했다.

당시 정부는 안전 감독·인허가 규제·조달 업무 등과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에 공무원 임명을 금지하고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 대상 조합이나 협회를 3배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산업부는 예외였다.

산업부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곳은 무역협회,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를 비롯해 자동차, 반도체, 전자, 전기, 조선, 철강, 석유화학, 기계, 전기, 섬유, 에너지 등 산업 및 에너지 관련 협회들이다. 이들 협회는 '취업제한 리스트'에는 올랐지만 퇴직 후 3년이 지났거나, 산업부 장관이 퇴직자가 근무했던 부서 업무와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대기업이 회원사인 한국 자동차산업협회가 대표적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고위공직자(중앙부처 실·국장급) 몫인 회장뿐 아니라 부회장(상무)도 산업부(옛 상공부, 지식경제부 포함) 퇴직자 몫으로 지난 1988년 협회 설립 이후 13명이 거쳐 갔다. 현재 산업부 차관보 출신인 김용근 현 회장 외에 최근 퇴직한 산업부 서기관이 부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산업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퇴직일 빨간 표시는 산업부 퇴직 후 3년 경과자로 취업 제한 대상자가 아님.
 세월호 참사 이후 산업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퇴직일 빨간 표시는 산업부 퇴직 후 3년 경과자로 취업 제한 대상자가 아님.
ⓒ 김제남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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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터쇼 국고 9억 원 지원... 협회는 수익 남겨 '로비'

아울러 김 의원은 자동차업계 이익단체인 자동차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서울모터쇼' 국고 보조금 지원도 문제 삼았다. 자동차산업협회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모터쇼는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국비 9억5400만 원과 경기도비 6억7천만 원 등 16억 원을 지원받았다.

협회는 지난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모터쇼를 개최해 얻은 수익 268억 원 가운데 119억 원을 협회 건물을 사는 데 쓰고, 124억 원은 협회 사업비로 쓰는 일반회계로 들어가 각종 로비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김제남 의원은 "자동차협회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나치게 업계의 이익에 치우친 로비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저탄소 협력금 제도', '연비 제도 강화', '안전 규제 강화', '제조물 책임 강화' 등에 저항한 사례를 들었다.

김 의원은 "퇴직 후 일자리와 산업부 잔존 권력에 기댄 로비 수요가 결합한 관피아 수급구조, 서울 모터쇼 국고 보조 등 수익 사업이나 산업부 위탁사업 집행을 통한 일자리 재생산구조, 산업부 선후배 인맥 관계를 통한 유착구조 등 어떠한 구조도 변한 것이 없다"면서 "관피아가 중심이 된 민관유착의 결과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서울모터쇼의 위기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자동차산업협회는 "서울모터쇼 국고보조금은 정부가 모터쇼를 계기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시회 육성과 수출 진흥 및 무역 확대를 위해 공공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모터쇼 전체 사업에서 일부에 한정된 사업"이라며 "동 보조금에 상응하는 재원을 협회가 50대50 매칭으로 자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서울모터쇼, #자동차산업협회, #김제남,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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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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