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배달원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1.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8%가 넘는 청소년 배달원들은 근무 도중 사고가 나도 산재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11일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달 대행 등 청소년 특수고용직 3750명(올해 7월 기준) 중 53명(1.42%)만이 산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53명 중에서도 사업주 신고로 산재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37명에 그쳤고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본인이 입한 경우가 16명이었다.
이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사업주의 '꼼수' 계약 탓이다. 배달대행 업체들은 청소년들에게 개인사업주로 등록한 뒤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계약을 요구하면서 4대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청소년들의 경우 근로관계법 관련 지식이 거의 없거나 자비로 산재보험료를 내는 게 부담스러워 보험 가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원식 의원은 "청소년에게까지 간접고용을 강요하는 근로 현실이 개탄스럽다"라며 "고용형태 결정은 당사자 간 자율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개인사업주 신분을 강요 받으면서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청소년 배달 대행에 대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근로자로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고용 사업장 노동법 위반도 다수 적발 커피전문점·일반음식점 등 청소년 고용이 많은 사업장의 노동 관련법 위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이날 공개한 고용노동부의 '청소년 다수고용 사업장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6721개 사업장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386개 사업장에서 노동 관련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법 위반 내용을 보면 근로계약 미체결이 13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최저임금 미만 지급 280건, 근로시간 미준수 32건 등의 순이었다.
또 고용노동부가 올해 상반기 호텔·리조트, 패션·헤어 등 인턴 다수 고용 사업장 151개를 감독한 결과, 103개 업체에서 236건의 노동 관련법 위반이 적발됐다. 특히 영세 업체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호텔 경주'에서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 지급, 서면근로계약 미체결, 퇴직자 임금미지급 등이 적발됐다.
또 그랜드 하얏트 호텔, 엠오디 코오롱 호텔, 이스타 항공, 푸르덴셜 생명보험, 흥국생명보험 등의 대기업들도 인턴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상정 의원은 "최근 정부가 앞장서서 청년고용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청소년들이 노동법 무풍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법 위반 업체를 엄정처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