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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
▲ 백은하 작가 개인전 <사라져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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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작품 앞에 선 백은하 작가
▲ 백은하 작가 개인전 자신의 작품 앞에 선 백은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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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種)들이 멸종해가고 있다. 어떻게보면 멸종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동시에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어떤 생명체를 더 이상 야생상태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마음 아픈 일이다.

백은하(29) 작가는 이런 동물들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독특하지만 의미있는 대상을 작품의 소재로 선택한 것이다. 백은하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9월 12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 방배동 갤러리토스트(관장 이도영)에서 열린다. 지난 13일 전시장에서 만난 백 작가는 말한다.

"예전부터 동물들을 좋아했어요. 근데 동물들에 관심을 갖다보니까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그런 동물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그런 동물들을 작품으로 표현하게 되었어요."

동물들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백 작가는 고양이를 키운다. 약 10년 째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을 것.

"고양이를 키우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얘도 자기만의 삶과 인생이 있겠구나.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 겠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동물들을 희생시킨다고 생각했어요."

작가가 묘사하는 여러가지 동물들

<사라져가는 것들>
▲ 백은하 개인전 <사라져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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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
▲ 백은하 개인전 <사막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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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작가의 말처럼 전시장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묘사된 작품 20여 점이 걸려있다. 한반도를 포함해서 세상에서 점점 없어져가는 동물들. 꽃사슴, 삵, 반달곰, 바다사자 등이다. 환경의 문제도 있겠지만 백 작가는 그보다 사람의 이기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를 위해서 동물들을 희생시킨다고 보았어요. 모피코트를 포함해서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서 만드는 물건들을 보면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요. 코트나 가방 이런 물건들을 꼭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서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대체할 재료들이 있는데도 동물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거죠."

어디 코트나 가방뿐일까. 거의 매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를 먹는다. 삼겹살에 소주를 먹기도 하고, 야식으로 치킨에 맥주를 먹기도 한다.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김치찌개에도 돼지고기가 들어간다. 백 작가는 자신은 채식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아주 가끔씩 고기를 섭취하는, 소위 말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완전한 채식주의는 아니에요. 무슨 회식 때나 가족들이 고기를 사준다고 하면 그럴 때는 어쩔 수 없게 고기를 먹게 되죠. 그런 장소에서 '저 고기 안 먹어요' 이럴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럴 때가 아니면 제 의지로 먹는 경우는 없어요. 다행하게도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 점도 작용했던 것 같아요."

백 작가의 작품 중 인상적인 것 하나는 <푸아그라>다. 거위나 오리의 간 요리를 먹기 위해서 억지로 음식을 삼키게 하고 간을 키워서 그것으로 만드는 요리.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동물들

<푸아그라>
▲ 백은하 개인전 <푸아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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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표범>
▲ 백은하 개인전 <아무르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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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에도 그 동물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거부감을 느꼈거든요. 그리고 동물들이 마치 공장에서 처럼 사육되는 모습에 대해서도요. 고기를 먹거나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도,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전시장을 둘러보면 백 작가의 작품에서 참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사막여우, 갈라파고스 펭귄, 캐나다 시라소니, 아무르 표범 등. 어떻게 이런 많은 동물들을 알게 되었을지 궁금할 정도다.

백 작가는 이런 멸종 위기의 동물들에 대해서 특별히 공부를 했다기 보다는, 관심을 갖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간에도 동물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어떤 종은 멸종의 위기에 다가가고 있을지 모른다. 백 작가의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지구상에서 없어질지도 모를 동물들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들을 되살릴 방법은 어떤 것 인지도.

작가는 전시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말한다. 전시회의 제목인 <Worth Doing?>을 번역하면 '가치가 있는가'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동물들이 안타까워서 작업을 하게 된거예요. 전시회의 제목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생활들이, 생명을 파괴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라는 의미예요. 전시장에 오시는 관객분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 인간 때문에 사라져가는 생명들에 대해서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태그:#백은하, #갤러리토스트, #멸종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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