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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삼성물산 대표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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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에 대해 '삼성 특혜'라며 야당 의원들이 질타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내부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14일 오후 2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조대식 SK 대표이사 사장, 그리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의견을 낸 박유경 네덜란드 연기금 자산운용사(APG) 아시아 지배구조 담당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최 사장과 홍 본부장이 입장하자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쏟아졌지만 두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나란히 앉았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이 회사 가치보다 저평가된 사실을 미리 내부적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국민연금이 합병에 대한 의사결정 전에 삼성물산 경영진도 아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미래전략실 고위 임원들을 만났고 이는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국민연금이 삼성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이 부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뒷거래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홍완선 본부장은 "비밀리에 뒷거래를 한 게 아니다"라면서 "국민연금 책임투자팀장과 리서치 팀장과 동행해서 만났다"고 반박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합병 비율이 주식 가치 훼손할 수 있어 반대"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로 삼성물산이 현저히 저평가돼, 주주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합병 당시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가 삼성전자 8조 6000억 원을 포함해 총 13조 원에 달했다"며 "그러나 당시 삼성물산 주가는 자산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일모직 대주주가 삼성 그룹의 승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아니었으면 이 시점에 이런 비율로 합병했겠느냐"면서 "경영자가 주주들의 이익이 아닌 대주주 이익만을 대변했다"고 말했다.

이에 같은 당 김기준 의원은 "국민의 노후를 위해 운용해야 할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의결권 행사를 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 표결을 했던 네덜란드 연기금 박유경 이사는 "우리는 연금을 지키는 문지기"라면서 "합병취지에는 공감했지만, 합병 비율이 저희가 가진 주식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서 반대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삼성 측에 비율조정을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총 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국민연금 따로 만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최대주주로서 합병에 찬성한 과정도 논란이 됐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반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위임해왔던 관례를 깨고 내부기구인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을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과 ISS(기관투자가서비스) 등 국제 의결권 자문기관이 반대한 사안을 전문위원회에 보내지 않고 투자위원회가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이어 "최치훈 사장은 국민연금의 결정이 정당한 것이었느냐"고 묻자 최 사장은 "제가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은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경영상 필요하단 판단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홍완선 본부장과 최치훈 사장이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이후 따로 만난 사실도 드러났다.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이 최 사장에게 "9월 초 홍 본부장을 만났느냐"고 묻자 바로 최 사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홍 본부장은 "8월말에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대답하자 김 의원은 "최 사장은 위증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히 답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홍 본부장은 "(삼성물산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대립한 엘리엇의 소송 제기 가능성이 언급됐는데 국민연금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엘리엇이 소송을 제기하면 승소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본부장은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오는 15일 새롭게 발행될 통합 삼성물산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홍 본부장은 "주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1년 정도의 기간으로 본다면 삼성물산 주주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그:#삼성물산, #제일모직, #이재용,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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