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해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자 노조가 전면 파업 준비로 맞선 이후, 이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를 주고 재충돌하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 울산 대기업 노조, 김무성 발언 후 파업 확산)현대중공업 노조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임금협상 해결에 정몽준 이사장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며 투쟁단을 FIFA 회장 선거가 열리는 현지 스위스로 파견하기로 하자 김무성 대표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가 지난 16일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 투쟁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김무성 대표가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정몽준 FIFA 회장 되도록 돕자" vs. 노조 "스위스에서 실상 알릴 것"앞서 김무성 대표는 지난 1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명예부회장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며 "FIFA 회장으로 당선되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큰 의미가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우리 국민 모두가 성원하고 힘을 보태면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초당적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틀 뒤인 16일, 현대중공업노조는 "실질경영주 정몽준 최대주주가 FIFA 회장에 출마하는 것은 본인 판단이라 노조가 출마 찬반유무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피파회장 출마에 앞서 먼저 해결할 사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위스 투쟁계획을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간부와 통역인 등 4명의 투쟁단이 오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수위스 취리히의 피파본부에서 현대중공업노조의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이는 FIFA 회장 후보등록 마감일이 26일까지 인 것을 감안한 것이다. 특히 FIFA 회장 입후보자는 후보자격 심사 중 FIFA 윤리위 소속 조사반의 윤리심사를 통과해야 후보로 확정되는 점을 염두에 뒀다.
따라서 노조는 FIFA 윤리위원회 면담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노조의 입장을 적극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노조는 선주사와 피파후원사에도 노조의 입장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스위스 현지에서 '이 회사에서 산재사망사고가 빈발하니 안전하게 일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할 것' '하청노동자의 처우와 노동기본권이 열악하다'는 점을 알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몽준 전 이사장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450여 일 노숙농성 중인 사실' '부실경영에 따른 경영적자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입장'도 알릴 계획이다. 특히 현재 대한민국 정권이 추진하는 노동정책에도 반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투쟁단은 10월 18일 스위스로 이동해 19일 우니아 노동조합, 국제목공노련((BWI)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20일 FIFA 윤리위 공동의장인 코넬 보르벨리와의 면담을 추진한다. 이어 21일에는 피파본부 앞에서 스위스 우니아 노동조합과 BWI 원정대와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22일에는 스위스 취리히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선전전을 펼치는 한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두고 김무성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대중공업노조 측을 비난했다. 김 대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명예부회장의 회장 선출을 저지하기 위해 노조간부 1명을 포함한 4명을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 파견한다고 밝혔다"며 "정말 이것은 국제적 망신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우리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망신을 주는 이런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17일에도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간 현대중공업노조가 이제 정부의 노동정책을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외국에 알릴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김무성 대표와의 충돌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