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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세종·충청의 지역일간지 독자만족도와 정기구독률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대전·세종·충청의 지역일간지 독자만족도와 정기구독률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 pixabay

대전·세종·충청의 지역일간지 독자만족도와 정기구독률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방송의 경우에도 제작 여건과 경영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사는 70여 곳으로 광역시 중 두 번째로 많지만, 상당수가 보도자료를 가공한 기사를 생산해 기사 질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대전발전연구원(원장 류재일)은 대전지역 미디어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학계와 연계해 현황 연구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대전 정책엑스포'에서 중간 발표된 '대전지역 미디어 환경'은 지역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신문 현황] 대전 8개 일간지 유료부수 <부산일보> 절반 수준

대전·충남 지역신문 독자들은 지역신문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대전지역 신문현황과 특성'을 주제로 한 발표문을 통해 "대전·충남 지역신문 독자들의 만족도는 5점 척도 상 3.35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라고 밝혔다(2013년 10월 '지역신문 독자 프로 파일 조사를 통한 지역신문 독자 특성 연구' 기준). 전북의 경우 만족도는 3.70점, 광주전남 3.67점, 경기인천 3.53점, 제주 3.51점, 대구경북 3.46점이었다.

대전·충청 지역의 지역일간지 정기 구독률도 1.3%로 전국평균 1.9%보다 낮았다. 이는 부산·울산·경남 4.7%, 대구·경북 4.5%, 강원 6.9%, 제주 11.7%, 광주·전라 2.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신문 정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대전·충청 지역 지역일간지 정기구독 비율은 6.5%로 제주 63.4%, 강원 32.5%, 부산·울산·경남 23.9%, 대구·경북 25.3%, 광주·전라 14.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지역신문 유료판매 부수와 발행 부수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 ABC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대전일보>, <충청투데이>, <중도일보> 등 대전지역 8개 지역일간지의 유료부수는 모두 7만6000부로 <부산일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 부산의 <국제신문> 1개사의 부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대전 지역 5개 일간지 전체 연간 매출총액도 <부산일보>, <매일신문> 등 다른 지역 일간지 1개사의 매출액에 미치지 못했다.

2013년 기준 대전지역 종합일간지의 매출 총액은 317억여 원이고 같은 시기 <부산일보> 매출액은 413억여 원, <매일신문>은 324억여 원이다.

신문 산업 종사자 수도 대전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적었다. 대전 지역 종사자 수는 2013년 기준 985명(충남 645명)으로 인천·경기 3654명, 부산·울산·경남 2241명, 광주·전남 1677명, 대구·경북 1599명으로 인구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적었다.

이 교수는 "지난 메르스 사태는 지역 언론의 의제설정과 정보제공 등을 통해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잘 보여줬다"라면서 "하지만 이러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메르스 극복 사례에서 지역 언론의 희망과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매체 현황] 침체기, 역량을 뉴스 제작에만 쏟는다면?

대전에 소재한 방송사는 대전MBC, TJB대전방송, CMB대전방송, 상생방송 등 5개사다. 대전에 총국이나 본부, 지사를 두고 있는 방송은 KBS 대전방송총국을 비롯해 대전CBS, 대전평화방송, 대전극동방송, 대전교통방송, YTN대전지국, 연합뉴스TV 대전충남본부, 종합편성채널인 MBN 대전지사, 채널A대전총국, JTBC대전총국, TV조선 대전지사 등 11개사다.

이중 지상파 방송의 경우 중앙 본사에 종속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대전 지역이 방송 현황'에 대한 발표문을 통해 "주로 본사의 판단에 따로 가동되면서 장점은 살리지 못한 채 단점이 구조화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1년 기준 KBS대전방송총국의 제작비 예산은 30억 원 수준으로 이는 5233억 원 규모인 본사 제작비 예산의 0.6%에 불과하다.

대전 MBC의 2013년 기준 매출액은 249억 원으로 다른 지역 MBC 평균 매출액보다 높지만 하락세로 침체기를 맞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시기 4800만 원에 그쳤다. TJB대전방송도 2013년 기준 매출액은 265억 원으로 정체돼 있다. 당기순이익도 2억6000여만 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2억여 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는 방송사업자의 위기이기보다는 지역공동체의 위기라고 생각한다"라며 "지역공동체 복원을 위해서라도 지역방송 정상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의제설정과 여론 환기를 위해 지역 방송의 역량을 차라리 (교양·오락 프로그램 제작을 포기하고) 뉴스제작에만 투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터넷 매체 현황] "지역 밀착형 양질의 콘텐츠 생산해야"

2014년 기준 전국 인터넷신문은 5950개에 달한다. 올해 기준 대전에 있는 인터넷 언론사는 79개다. 이는 다른 광역시의 경우 광주 85개, 대구 55개, 부산 49개, 울산 32개, 인천 58개로 대전은 광주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넷 언론사가 많다.

이중 대전 지역 인터넷만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독립형 인터넷 언론은 55개다. 하지만 평가 결과는 냉혹했다.

양선희 대전대 정치미디어학과 교수는 '대전 지역 인터넷 언론이 현황과 발전방안' 주제문을 통해 "대전지역 인터넷 언론사별 하루 평균 게재 기사 건수는 14.8건으로 전국평균 39.8건(2014 신문산업실태조사, 언론진흥재단)에 비해 현저히 낮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당수 인터넷 언론이 직접 취재보다는 1, 2명이 보도자료를 정리해 기사화하고 있어 양질의 콘텐츠라고 보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지면 기사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수준에 그쳐 멀티미디어 구현, 이용자 참여 등 인터넷언론이 차별성 구현은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인터넷 뉴스의 유통 경로가 포털로 잠식된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독자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와 유효한 플랫폼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대전지역 인터넷 언론사처럼 영세한 규모라면 저 방위적인 뉴스 생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역 밀착형 또는 독창적인 콘텐츠 생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지역 미디어 환경에 대한 최종 연구보고서는 오는 11월 중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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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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