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각)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외곽의 산악 마을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백 명이 매몰됐다.
과테말라 정부는 구조대를 급파해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3일 현재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어났고, 여전히 600여 명이 실종 상태로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워낙 토사량이 많고 지형이 험난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가옥 125채를 순식간에 덮쳤다. 하지만 구조 당국은 정확한 실종 인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폭우로 인해 인근 강물이 불어나면서 시신이 유실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매몰됐다가 구조된 한 여성은 "나의 삼촌, 사촌, 조카들이 모두 토사 속에 매몰되어 있다"라며 "엄청난 산사태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나의 친척들 여섯 집을 모두 덮쳤다"라고 슬퍼했다.
다행히 매몰된 후 15시간 만에 구조되어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생존자가 나왔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토사 속에서 갇힌 실종자가 "아직 살아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주장하면서 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테말라, 국정 혼란에 대형 재난까지... '설상가상'이번 산사태는 빈곤층 가정이 모여 사는 지역이라 양철이나 판지로 허술하게 지은 가옥이 많았고, 늦은 밤에 발생하면서 더욱 피해가 컸다. 구조 당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테말라 정부는 이재민을 수용할 대규모 임시 대피소를 설치하고, 사망자의 장례와 부상사 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쿠바 정부도 구호품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그러나 과테말라는 오토 페레스 몰리나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달 사임하고 재판을 받고 있으며, 최근 총선까지 새로 치러지는 등 극심한 국정 혼란을 겪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