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울주군이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신불산에 추진 중인 케이블카 건설을 두고 지역내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이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백두대간, 낙동정맥 핵심구역에 위치해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정면으로 위배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환경단체와 종교계 등으로 구성된 '신불산케이블카반대 대책위원회'는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은 낙동정맥 핵심 구역인 능선축, 그 중에서도 1159m 높이의 봉우리 바로 위에 설치돼 명백한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울산시의회 및 구·군의회, 울산관광협회, 대안노인회울산연합회 등 150개 단체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들이 위기에 처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관광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으로 맞서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이인영 의원의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배 입장이 어떤 입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불산 케이블카 찬반 대립 속 이인영 "환경부 가이드라인 위배"
이인영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은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핵심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며 "따라서 위치변경 등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울주군이 환경영향 갈등조정협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이 의원은 "이 보고서에는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환경부의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 상 핵심구역(능선축 양안 150m 이내 지역, 완충구역은 양안 150m 초과 300m 이내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상부정류장은 신불산 정상이자 낙동정맥과의 거리가 불과 107미터만 이격되어 있고, 울주군 역시 해당지역을 핵심구역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환경부의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에는 "핵심구역 및 완충구역은 관련 법령에서 허용하는 행위에 한해 원형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이용·개발을 유도하되 핵심구역은 가급적 보전·복원해야 함"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설악산 케이블카도 백두대간·정맥 가이드라인상 완충구역 300미터를 벗어난 400미터 아래에 상부정류장을 세우도록 되어 있다"며 "하지만 울주군은 아예 낙동정맥 위 핵심지역에 삭도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인데, 이는 명백히 가이드 라인 위반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대구지방환경청이 이 의원에게 제출한, 경북 영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AWP 영양풍력단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협의의견'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방 환경청은 총 27기의 풍력발전기 중 13기가 낙동정맥 핵심구역 및 완충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풍력단지 입지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해당 13기는 발전단지에서 제척하라고 검토의견을 낸 바 있다.
이 의원은 "이것은 한마디로 낙동정맥 핵심 및 완충구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일환인 풍력 발전기도 세우지 말라는 것"이라며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경제성 검증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환경부의 삭도 설치 운영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점도 지적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데다, 신불산 케이블카 상부정류장마저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핵심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은 상부정류장 위치 변경등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불산케이블카반대 대책위원회 그동안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는 일제가 쇠말뚝을 박아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으려 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펴온 바 있다.
대책위는 그 근거로 20년 전의 <연합뉴스> 등에 보도된 내용을 들었다. 보도에서는 "울산시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신불산 일대에 박아놓은 쇠말뚝을 뽑기 위한 대대적인 탐사작업을 벌였다"고 되어 있다.
(관련기사 : "신불산 케이블카는 일제가 쇠말뚝 박는 격")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