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플라타너스 등과 함께 도로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로수다.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떨어지는 은행열매는 높은 영양성분에도 악취가 대단해 악명이 높다.
나무 아래 수십 개 씩 떨어진 은행열매를 제때 치우지 않으면 으깨져 인도에 눌러 붙는 경우가 많다. 은행이 많이 떨어져 있는 인도에선 은행나무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걸어야 한다.
주차가 되어있는 아파트 단지도 은행열매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장시간의 주차는 은행열매 테러를 당할 확률이 높다.
가을이면 도로를 뒤덮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은행열매. 예쁘장한 노란 이파리와 달리 악취를 내뿜는 은행열매가 가을이면 어김없이 떨어지니 통행하는 시민들과 도로변 상점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독특한 악취로 주변에 벌레들이 꼬이지 않아 심어 놓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또 매연에도 강해 가로수로써 제격이란 것이다. 우리가 불편해하는 은행의 악취가 오히려 은행나무를 강하게 만들어왔다니 신기한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은행열매로 많은 사람이 불편을 보고 있는 만큼 대책을 세울 필요는 있는 듯하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은 "지난 주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갑자기 지붕에서 후두두둑 하고 뭐가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많이 놀랐다"며 "은행 열매가 주행 중인 차 위로 왕창 떨어진 것인데 구청 같은 곳에서 미리 열매를 털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손이 달리는 구청으로선 은행열매 처리에 더 신경을 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도에 은행열매가 너무 많이 방치되어 있어 관할인 양천구청에 전화를 걸었더니 구청 관계자는 "나름대로 길거리 청소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양의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져 완벽하게 처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