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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 물류와 계약관계에 있는 5개 회사 화물 노동자들(아래 화물연대 풀무원분회)이 합의 이행과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 지 40일을 넘기면서 불매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파업 초기 사태가 진정되면 돌아갈 일터라서 불매 운동에는 소극적이었지만, 풀무원 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며 적극적인 불매로 돌아선 상태다.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화물노동자들은 지난 1월 노동 조건 개선과 계약 해지 철회를 요구하는 부분 파업을 했다. 당시 파업 하루 만에 노사가 합의서에 서명하며 화해하는 듯했으나 8개월 만에 다시 전면 파업에 나섰다. 풀무원분회는 지난 9월 4일 회사 측에 노사 합의 이행과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산재 사고 나몰라라" "물류에 피해 심각").

 풀무원 사측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풀무원 사측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 보도자료 갈무리

 화물연대 풀무원분회에서 주장하는 합의사항 이행 여부
화물연대 풀무원분회에서 주장하는 합의사항 이행 여부 ⓒ 이화영

풀무원 사측은 그동안 지난 1월 화물연대 풀무원분회와 체결한 합의사항 12개 중 11개 사항은 이행 혹은 이행 직전 단계라고 밝혀왔다. 순환노선 운영에 관한 1개 사항은 '일부 수송기사의 반발로 시행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풀무원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고 합의서 문구를 트집 잡고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사측이 합의사항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노조 무력화를 유도해 100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40명까지 줄어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풀무원분회 화물노동자 40명은 지난달 4일부터 지금까지 파업하고 있다.

이밖에도 풀무원분회 측은 화물차 불법 구조 변경으로 화물 운전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사측은 "풀무원 제품 운송 화물차의 불법개조와 관련해서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풀무원분회가 "음성군에서 단속하고 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한 결과 풀무원 차량 7대에서 '불법 구조 변경'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음성군이 이에 관해 차량 주소지 담당 기관인 연천군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상태다.

해외 운수 노동자들도 풀무원 불매 동참

 호주 화물노동자들이 풀무원 불매 홍보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호주 화물노동자들이 풀무원 불매 홍보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 화물연대 제공

파업은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 지난 9월 오른 풀무원 불매 동영상은 불과 한 달 만에 2만 1225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반면 2014년 풀무원에서 올린 홍보 영상은 1만 3050회의 조회에 그치고 있다.

해외 운수 노동자도 연대의 뜻을 밝혔다. 미국과 호주 등 세계 화물노동자들도 풀무원 투쟁 동참 하고 있다. 미국 팀스터(Teamsters) 노조를 비롯해 호주 운수노조(TWU),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운수 노조가 최근 풀무원 사태 동영상을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해외 노동자들의 풀무원 불매 인증 사진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개됐다. 미국 등 각국 교포들도 풀무원 화물노동자를 응원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노동자연대(KIWA)는 풀무원 사태 동영상을 재미교포들에게 배포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 풀무원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 행동이 예정돼 있다. 공공운수노조도 이번 주 도로운수부문 안전 보건 관련 국제노동기구(ILO) 노사정회의에 참석해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국제 운수 노조 연맹(ITF) 주요 가맹조직으로 구성된 각 국가의 대표단이 함께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부터 2박 3일 동안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있는 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 앞에서 집중투쟁을 벌였다. 이어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풀무원 불매를 결의하고 각 사업장별로 풀무원 불매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 홍보 동영상과 카드뉴스를 SNS에 배포하고 풀무원에 항의 팩스, 항의 전화 걸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어 각 사업장 직원식당에서 풀무원 제품을 퇴출하고 학교급식 조리실 노동자들에게 풀무원 제품 불매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풀무원 일부 가맹점 제품 보관 실태 도마에 올라

풀무원의 제품 보관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JTBC>는 지난 6일 뉴스에서 '바른 먹거리'를 표방한 풀무원의 부적절한 제품 보관 실태를 고발했다. 일부 가맹점에서 두부와 콩나물 등 신선식품을 냉장 보관하지 않고 상온에 방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신선식품은 상온에 방치할 경우 식중독 위험이 크기 때문에 냉장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JTBC>는 당시 보도에서 "풀무원은 4년 전부터 본사 물류센터에서 직접 실어 유통처로 배송하던 것을 가맹점에 보관했다 배송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신선식품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영상 1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인터뷰에 응한 풀무원 물류기사는 "차에서는 0~6도를 유지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맹점) 대부분이 열악해요. 밖에다 방치합니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일부 관리가 잘 안된 점은 인정하고 온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에 대해 지난 7일 서울 풀무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 먹거리로 국민이 신뢰했던 풀무원의 신선식품이 사실은 '세균식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아이들의 학교 급식 재료로도 선호됐던 풀무원 제품들이 식중독의 위험에 노출돼 왔다는 것은 경악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풀무원#화물노동자#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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