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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예비교사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한다" 전국 13개 교대 중 12개, 40개 사범대 중 24개 대학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정부가 교육을 정치도구로 전락시켜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역사교육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시도하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국 예비교사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한다"전국 13개 교대 중 12개, 40개 사범대 중 24개 대학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정부가 교육을 정치도구로 전락시켜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역사교육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시도하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 유성호

[기사 재수정: 18일 오후 4시 30분]

학생들의 목소리에 교수들이 화답하고 있다. 전국 역사학 관련 교수들의 '역사 교과서' 집필 거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역 13개 대학 교수들과 경인지역 7개 대학 교수들도 18일 동참을 선언했다.

국민대, 덕성여대를 비롯한 서울 소재 13개 대학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 71명은 이날 "국정 교과서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라며 역사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하고 교육부의 '국정제 행정예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 반대와 집필 등 제작 참여를 거부하는 교수들' 명의로 낸 선언서에서 " 국정교과서는 독재정권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과거를 비틀어 펴낸 역사책"이라면서 "국정제로의 회귀는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성취한 민주주의의 성과를 일거에 뒤엎는 폭거"로 규정했다.

이어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시민의 양성을 가로막으며,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유엔이 권고하는 역사교육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며 "기본권 중의 하나인 '정신적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며, 국정교과서 집필은 물론 제작 과정에 일체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 선언에는 국민대 김재홍 등 6명, 덕성여대 윤정분 등 4명, 동덕여대 김명숙 등 5명, 명지대 김익한 등 11명, 상명대 류한수 등 6명, 서울과학기술대 김남섭 등 3명, 서울여대 문동석 등 4명, 숙명여대 강혜경 등 7명, 숭실대 권영국 등 5명, 한국방송대 송찬섭 등 2명, 한성대 권기중 등 9명, 한양대 김현식 교수 4명 등 서울 소재 13개 대학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 71명이 참여했다.

계속 확산하는 교수들의 집필 거부 선언

가톨릭대, 경인교육대를 비롯한 경인지역 9개 대학 역사학 역사교육학 전공 교수 27명도 이날 "시대착오적·반민주적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역사교과서 국정제는 오늘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에 맞지도 않고 유신 독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인 후진제도"라면서 "그럼에도 정부, 여당은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군사작전 하듯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심지어 교육부의 집필기준에 따라 서술됐고 현 정부의 검정을 통과해 사용 중인 역사교과서가 마치 북한의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악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합리적 상식과 건전한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몰상식과 비이성의 광기 그 자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들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고 역사의 부끄러운 죄인이 되지 않고자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일체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에는 가톨릭대 국사학과 이순근 등 3명, 경인교육대 사회과교육과 강선주 등 2명,  대진대 역사문화콘텐츠학부 박윤선 등 2명, 아주대 사학과 김봉철 등 6명, 인하대 사학과·한국학연구소 박은경 등 6명, 한신대 한국사학과 안병우 등 5명을 비롯한 6개 대학의 역사학·역사교육 관련 학과 소속 교수들과 대림대 이지원, 오산대 정형지, 한국산업기술대 서영희 등 3개 대학 교양과정 담당 역사학 전공 교수 3명 등 경인지역 소재 9개 대학 교수 27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역사학·역사교육 관련 학과 소속 교수의 수가 적거나 교양 과정 소속 교수가 1명뿐인 대학들도 있어 개별 대학 차원의 의사 표명을 일부러 자제해왔다"면서도 "그러던 차에 시대착오적·반민주적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는 데 미력이나 보태기 위해서는 경인지역 대학 교수들의 의사 표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서울지역 및 경인지역 역사학 전공 교수들의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전문이다.

<서울지역 13개 대학 역사학 전공 교수 71명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국정교과서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가 아니다
-교육부는 국민과 학계를 우롱하는 '국정제 행정예고'를 당장 철회하라-

1. 지난 12일 교육부가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현행 검인정에서 국정으로 발행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 했다. 이날 교육부는 국정화로의 전환방침을 발표하면서,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였다. 교육부는 새로 발행될 국정교과서에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라는 생소한 이름을 붙이고, 약칭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하였다.

2.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태생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역사책이 될 수 없다. 국정교과서는 독재정권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과거를 비틀어 펴낸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유신독재 시절에 처음 도입된 국정교과서가 우리 사회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낡은 유물로 폐기처분된 것은 이 때문이다. 국정제로의 회귀는 그 동안 우리 사회가 성취한 민주주의의 성과를 일거에 뒤엎는 폭거이다.

3. 또한 국정교과서는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역사책이 될 수 없다. 국정교과서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부정하는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 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을 고양"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4. 더욱이 국정교과서는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는 역사책이 될 수 없다. 국정교과서는 '특정한 정치적 권력을 정당화하고 국가에 대해 맹목적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하나의 해석만을 강요하는 편향되고 불순한 저의를 내포한 위험한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유엔은 "폭 넓게 교과서가 채택되어 교사가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교과서 선택은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필요에 기반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5. 교과서국정화는 민주시민의 양성을 가로막으며,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유엔이 권고하는 역사교육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다. 게다가 기본권 중의 하나인 '정신적 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며, 국정교과서 집필은 물론 제작 과정에 일체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2015년 10월 18일
국정교과서 반대와 집필 등 제작 참여를 거부하는 교수들

1.국민대  : 김재홍, 문명기, 문창로, 박종기, 장석흥, 조용욱 등 6명
2.덕성여대: 윤정분, 이창신, 정요근, 한상권 등 4명
3.동덕여대: 김명숙, 김항수, 신동하, 이용우, 최종석 등 5명
4.명지대 : 김익한, 김차규, 박진훈, 이승휘, 이주현, 이지은, 이태호, 정철웅, 최해별, 한명기, 홍순민 등 11명
5.상명대 : 류한수, 박선희, 장영숙, 정다함, 주진오, 최희수 등 6명
6.서울과학기술대: 김남섭, 김돈, 김성수 등 3명
7.서울여대: 문동석, 정연식, 김택중, 양희영 등 4명
8.숙명여대: 강혜경, 문지영, 박종진, 오원경, 임중혁, 정병삼, 한희숙 등 7명
9.숭실대  : 권영국, 김인중, 김정열, 송만영, 황민호 등 5명
10.성신여대: 강호선, 오경환, 오종록, 임상범, 홍석률 등 5명
11.한국방송대: 송찬섭, 이혜령 등 2명
12.한성대 :권기중, 박근칠, 박준철, 윤용선, 윤혜영, 이재석, 정호섭, 조규태, 황혜성 등 9명
13.한양대 : 김현식, 문수현, 박찬승, 이석규 등 4명
이상 서울 소재 13개 대학,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 71명 일동

<경인지역 9개 대학 역사학-역사교육 전공 교수 27명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시대착오적·반민주적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한다

역사교과서 국정제는 오늘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에 맞지도 않고 유신 독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시대착오적인 후진제도이다. 그럼에도 정부, 여당은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군사작전 하듯 강행하고 있다. 역사교육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낡아빠진 색깔론과 허위 사실로 국민을 선동하고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심지어 교육부의 집필기준에 따라 서술됐고 현 정부의 검정을 통과해 사용 중인 역사교과서가 마치 북한의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악선전을 하고 있다. 합리적 상식과 건전한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몰상식과 비이성의 광기 그 자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유례없는 취업난과 전세난 속에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대한민국을 떠나려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적지 않은 노인들은 OECD 국가 가운데 최고의 빈곤율과 자살률 속에서 힘들게 연명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 또한 자신의 안전과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에 제2의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정권 이후 급증하기 시작한 국가 및 가계 부채는 시한폭탄처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이처럼 심각한 국가적·사회적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는 무능하기 짝이 없던 정부, 여당이 구시대적 작태를 서슴지 않으면서 시대착오적·반민주적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제의 부작용과 폐해에 대해서는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 뿐만 아니라 2013년 UN 총회 보고서에서도 지적한 바 있기에 상론하지 않겠다. 한마디로 국정 역사교과서는 극소수의 전체주의·독재 국가 등에서나 사용되는 후진 교과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획일적인 시각으로 씌어져 학생들에게 창의적·주체적 사고력을 가르치는 것을 제도적으로 가로막는 관제 교과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교과서로는 21세기 한국사회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필요한 민족적 정체성, 보편적인 시민적 덕성, 그리고 창의적·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교육의 이 같은 퇴행을 가져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국에는 광복 70년 동안 국민의 헌신적 희생과 노력으로 성취한 민주주의와 사회 경제적 발전의 기반을 훼손하여 대한민국의 역사를 퇴행시킬 수 있다.

이에 경인지역 9개 대학의 역사학·역사교육 전공 교수들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고 역사의 부끄러운 죄인이 되지 않고자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일체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015년 10월 19일

가톨릭대·경인교육대·대림대·대진대·아주대·오산대·인하대·한국산업기술대·한신대(이상 가나다라 순) 등 경인지역 9개 대학 소속 역사학·역사교육 전공 교수 서명자 일동

<대학별 서명자 명단> (총계: 9개 대학 교수 27 명)

ㅇ6개 대학의 역사학·역사교육 전공 교수
 . 가톨릭대 국사학과: 이순근, 정연태, 채웅석
 . 경인교육대 사회과교육과: 강선주, 김호
 . 대진대 역사문화콘텐츠학부: 박윤선, 박진태
 . 아주대 사학과: 김봉철·김종식·김태승·박구병·이상국·조성을
 . 인하대 사학과·한국학연구소: 박은경·우경섭·윤승준·이영호·이준갑·임학성
 . 한신대 한국사학과: 안병우·이남규·이세영·이영남·정해득

ㅇ 3개 대학의 교양 과정 소속 역사학 전공 교수
 . 대림대: 이지원
 . 오산대: 정형지
 . 한국산업기술대: 서영희

○ 편집ㅣ이병한 기자



#역사 교과서#국정 교과서#집필 거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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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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