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생활의 거처를 떠나 낯선 도시를 경험한다는 건 인간에게 비교대상이 흔치 않은 설렘을 준다. 많은 이들이 '돌아올 기약 없는 긴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정주가 아닌 유랑의 삶이 주는 두근거림. 절제의 언어인 '시'와 백 마디 말보다 명징한 '사진'으로 세계의 도시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설렘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 기자 말
모래바람 사막 혹은, 서울취한 눈에겐 세상이 오렌지빛거울을 올려다보면 언제나처럼 내가 낯설다집밖에서 만난 가족에게 품은 살의생은 분홍리본 묶인 선물상자일까야즈드 사막의 양들은 끔찍한 기억 속을 산다열정이 부재한 시처럼 구차한 육체손목이 가는 여자에게선 식은 밥 냄새가 나고모래 섞인 바람이 지배한 사막길 위에서 길을 찾다 길에 누우면이미 나를 용서한 하늘엔 거짓말 닮은 별이 총총낙타의 눈에 깃든 막막한 암흑서울에는 오아시스가 없다가난하고 짧은 사랑 서너 번이 이울면이윽고 황혼으로 치닫는 생돌이킬 수 없는 그 밤들 사이로전생의 아내들이 울음도 없이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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