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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넷통 시민기자캠프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여수넷통 시민기자캠프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주말을 맞아 섬으로 1박 2일 <여수넷통> 시민기자캠프를 떠났다. 우린 비렁길의 섬 금오도에 내려 국립공원 11번째인 동고지 명품마을로 향했다.

비렁길이 유명해진 건 사실 이분의 몫이 크다. 그이름 이.명.박. 집권하던 당시 그는 금오도를 여름 휴가지로 추천했다. 이후 이곳은 대통령이 추천하는 휴양지라며 금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 위세가 꺾일 줄 모른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미역널방 풍경, 거기다 금오도-안도를 잇는 안도대교의 빼어난 조망권도 한몫한다. 연간 40만 명이 훨씬 넘는 관광객이 힐링을 즐기기 위해 섬으로 섬으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이렇게 많은 인파가 섬을 찾는 이유는 두 섬만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그 매력은 큰섬 금오도가 빼어난 비렁길을 간직했다면 작은 섬 안도는 풍부한 먹거리와 음식솜씨를 지녔다. 손님의 눈과 마지막 오감까지 입맛 땡기는 그곳으로 잠시 떠나보자.

 동고지 명품마을 김성수 위원장이 참가자에게 마을을 설명하고 있다.
동고지 명품마을 김성수 위원장이 참가자에게 마을을 설명하고 있다. ⓒ 심명남

 여수넷통 오문수 대표가 금오도 특산물 방풍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여수넷통 오문수 대표가 금오도 특산물 방풍차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심명남

24일 돌산 신기항에서 배를 탔다. 밀려든 관광객 때문에 차를 두고 배를 탔다. 차가 있어야 하는데 섬에 내리니 막막했다. 섬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미니버스는 금오도 일대만 돌다보니 안도를 가려면 할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한다.

"왜 미니버스는 안도는 안 가는 거야... 에~휴 왕짜증."

문제는 택시요금. 금오도에는 택시가 딱 2대뿐이다. 이렇다보니 승객과 택시기사간 요금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곳 택시요금은 '부르는 게 값'이다. 시에서 고시한 기본요금은 낮 시간 기준 3800원이다.

여기다 거리에 따라 165m당 200원이 추가 된다. 물론 새벽시간 20% 할증은 같다. 하지만 이곳은 메타기 요금을 적용하지 않는 금오도 공화국만의 율법이 시작된다. 택시요금은 택시기사 마음이다.

부르는 게 값... 금오도 불법 택시요금

 금오도에서 미터기 요금이 아닌 일명 '부르는 게 값' 영업 중인 택시의 모습
금오도에서 미터기 요금이 아닌 일명 '부르는 게 값' 영업 중인 택시의 모습 ⓒ 심명남

이날 안도 가는 택시를 탔다. 30분을 기다려 차를 탔다. 택시기사가 큰소리 칠 만했다. 운행 중 콜이 쇄도하고 또 쇄도했다. 조금 미안한 심정이 들 정도로. 그래서 안도대교를 바로 넘자 입구에서 내려달라고 말했다. 나중에 다음 지도로 꼼꼼히 재어보니 거리상 13.7km를 왔다. 그런데 요금은 주저없이 2만 원을 불렀다. 약 5천원을 더 부른 셈이다.

지난번에도 얼떨결에 당했는데 또 당했다. 씁쓸했다. 이틀 전 국립공원 11번째 동고지 명품마을을 다녀간 한 관광객은 시비가 붙었다. 그는 "택시기사가 마을입구까지 가는 것을 거부해 해수욕장 입구에서 내렸다"면서 "미터기 요금을 받지 않고 대뜸 2만5000원을 불러 더 황당했다"라고 불쾌함을 전했다.

불법요금 운항은 영업정지 대상이다. 여수시가 방치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여수시 교통행정과 송아무개 담당자는 "해마다 금오도를 찾는 관광객이 밀려 증차를 요구하지만 국토부에서 거부를 하고 있다"면서 "미터기 요금을 받지 않고 정액제를 받는 불법 운행 민원이 자주 접수되고 있어 교통지도를 실시해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얼마 되지 않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당함에는 단돈 1원도 쓸 생각이 없다. 불쾌함에는 걷는 것이 최고다. 한참 걸어서 동고지 가는 길에 마을로 들어가는 차량을 얻어 탔다. 아침부터 온 30여 명의 일행들은 벌써 점심을 먹고 '안도 역사기행' 현장으로 떠났다.

 20여년 전 안도에서 출토된 신석기 유물인 흑요석(좌)과 흑요석으로 만든 작살의 모습.
20여년 전 안도에서 출토된 신석기 유물인 흑요석(좌)과 흑요석으로 만든 작살의 모습. ⓒ 심명남

 석유화학고 3학년생 김대경 학생은 올해 LG화학에 합격했다. 3년간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성공사례를 강의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석유화학고 3학년생 김대경 학생은 올해 LG화학에 합격했다. 3년간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성공사례를 강의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심명남

이날 박종길 향토사학자가 들려주는 안도의 알려지지 않는 아픈 역사는 질곡의 현대사를 보듬었다. 안도마을에 형성된 천연포구 두멍안은 흡사 우리나라 지도를 닮았다. 요새와 같은 천연포구 탓에 옛부터 태풍이 몰아치면 주변 섬에서 피항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여 년 전 안도마을 입구에는 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유물들이 대거 발견됐다. 신석기시대 유물인 패총이 집단 발견된 것이 그것. 이곳 무덤에선 남여 시신 각 1구와 조개를 이용한 팔찌, 일본 규수 지역이 원산지인 흑요석이 함께 출토됐다. 현재 광주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10월 20일부터 내년 1월까지 전시 중인 이곳 남면 안도 유적 1호 무덤에서 나온 신석기시대 초기 남자 머리뼈를 기초로 복원한 '한반도의 신석기인, 안도사람'의 전시는 흥미를 더한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신라 말(828년) 일본의 석가모니라 불리는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기'에는 그가 거쳐 간 안도에 대한 기록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기록엔 이렇게 적혔다.

"장보고 산하 김진의 배를 타고 적산포를 떠나 하루낮 하룻밤에 서해안의 고이도에 도착하였으며 다음날 구초도와 안도 기착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안도는 신라국 왕실의 망마산이었다."

질곡의 비극 감춰진 이야포 '8월의 전설'

 향토사학자 박종길씨가 동고지 명품마을 어가식당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안도 이야포 8월의 전설 아픔을 설명하고 있다
향토사학자 박종길씨가 동고지 명품마을 어가식당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안도 이야포 8월의 전설 아픔을 설명하고 있다 ⓒ 심명남

6.25동란을 전후로 안도의 감춰진 현대사의 비극은 슬픔을 더했다. 이야포 학살 현장에서 발생한 '8월의 전설'이 그것이다. 부산에 살고 있던 이춘송씨 사건은 1950년 8월 3일 안도리 이야포에서 있었던 미군 전투기의 기총 소사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이렇게 증언했다.

"1950년 8월 3일(음력 6월 21일) 아침 9~10시쯤, 미 공군 제25전투비행단 소속 F80 슈팅스타로 추정되는 미군 전투기 1개 편대 가운데 1대가 2발을 발사한 것을 신호로 4대의 전투기가 배를 돌면서 기총 사격을 시작했다. 배에 태극기가 달려 있었음에도 사격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사격으로 인해 아버지와 여동생은 총상을 입고 배 위에서 바다로 떨어져 숨지고, 어머니와 남동생은 구명보트를 타고 가다 보트가 뒤집혀 돌아가셨다. 부모와 두동생을 포함한 140~150여 명의 민간인이 이 사건으로 희생되었다."

박종길 향토사학자는 "그 당시를 경험한 안도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1차 기총 사격이 끝난 후 마을 사람들이 부상당한 피난민들을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 한참 구조작업을 하고 있을 때 또 다시 미군기가 나타나 기총 사격을 함으로써 마을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열한 살의 나이로 안도 이야포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워싱턴 한인회장까지 지낸 윤학제는 섬에서 자신처럼 가족을 잃은 소녀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수필집을 냈는데, 당시 희생자를 300여 명으로 밝히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재언의 섬섬섬 강연에 참석한 이재언 목사가 퀴즈에 맞힌 학생에게 책을 선물했다.
이재언의 섬섬섬 강연에 참석한 이재언 목사가 퀴즈에 맞힌 학생에게 책을 선물했다. ⓒ 심명남

다음날 '이재언의 섬섬섬'으로 유명한 탐험목사가 들려주는 이재언 목사의 강의가 이어졌다. 그는 바다문화가 발전하려면 '여객선 공용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여수에서 인천까지 직접 배를 타고 여행하면서 배가 뒤집혀 감옥까지 다녀온 이야기에서 그의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어릴 적 가난해서 가출을 했고 서울에서 구두닦이와 신문배달을 계기로 신문을 통해 지식의 굶주림을 채웠던 그는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은 인터넷이다"면서 "요즘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게임이 아닌 지식을 얻는 좋은 곳에 사용하라"고 일러줬다.

섬에 대한 이야기인 '한국의 섬' 책을 여러 권 출간해 네이버 백과사전에도 등재된 그는 최근 아들이 외무고시에 합격해 집안에 겹경사가 이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넷통#안도 #금오도 택시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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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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