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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인터넷언론사들은 28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터넷신문 둥록제 강화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인터넷언론사들은 28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터넷신문 둥록제 강화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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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인권운동연대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강북인터넷뉴스, 뉴스민, 평화뉴스 등 대구지역 인터넷언론사들은 28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21일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통해 '취재 및 편집인력 3명 이상'인 등록요건을 5명 이상으로 늘리고 이들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가입내역서를 제출하도록 한 바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과도한 경쟁과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 기사 어뷰징 등 폐해를 잡기 위해 인터넷신문의 등록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인터넷언론의 종사자 수를 기준으로 언론사 수립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현행 신문법의 규정에도 없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는 1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시행령을 모두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소급적용 원칙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신문법상 일간신문이나 주간신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인력 기준과 명부 제출을 요구하는 것 역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참가자들은 사실왜곡의 영향은 중대형 언론사가 더 심각하고 선정성과 어뷰징 역시 중대형 언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터넷언론의 문제는 언론사나 기자의 문제이지 기사 수의 적고 많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대형 언론이 '인터넷팀', '온라인뉴스팀' 등의 이름으로 선정적 기사를 전송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고 유사언론행위 역시 중대형 언론의 문제가 더 크다며 소규모 언론은 광고주를 협박할 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모 전국언론노조대구경북협의회 의장은 "세월호 이후 언론이 지탄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간신문과 방송사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많은 언론사가 다루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인터넷언론이 함께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인터넷언론에 대한 등록요건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처럼 정부의 말을 잘 듣는 하나의 언론만 두겠다는 의도"라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시민들이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성호 민변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언론사 설립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법적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언론의 설립은 법률로 정해야 하는데도 시행령이라는 이름으로 국무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은 위임의 한계를 넘어서는 월권"이라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시민의 저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터넷신문 개정 강화 시행령을 강화하려는 것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시대에 역행하는 언론 통제라고 규탄하고 시민의 알권리와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은 법제처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빠르면 오는 11월 중에 발효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시행령이 발효되면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뒤 모든 인터넷신문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혀 전국의 인터넷신문 85% 가량이 등록취소 위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신문#등록제 강화#언론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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