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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을 상대로 투쟁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되었던 해고노동자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30일 금속법률원(법무법인 여는)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해고자 김경습(46)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제1형사부(판사 문보경·송종선·김선중)는 하루 전날인 29일 김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 판결했다. .

김경습씨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다니다 2012년 9월 해고되었다. 김씨는 2014년 5월 거제시 장평동 소재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아침 출근시간에 맞춰 여러 차례 확성기 등을 통해 시위를 벌였다.

 삼성중공업에 다니다 해고되었던 김경습 거제지역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7일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다니다 해고되었던 김경습 거제지역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7일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 이김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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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삼성중공업측과 검찰은, 김씨가 "구조조정을 당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노조가 없기 때문이고, 6월부터는 800명의 현장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이 실시된다"며 "정말 잘못이 있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매년 10조 가까운 매출을 내는 삼성중공업에서는 해마다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1년, 2012년에 이어 2014년도 자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중공업 측은 김씨의 발언을 녹취한 뒤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혐의를 인정해 기소했으며, 창원지법 통영지원 장윤석 판사는 2014년 10월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인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장병준 판사는 지난 7월 17일 김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이에 검사는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이 모두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구조조정'을 '인력감축'과 동일한 의미로 이해하고 말하였는데, 고소인 삼성중공업은 2010년경부터 2012년경까지 건설부문 정규직 인력을 30% 정도 감축하였고, 삼성중공업이 2014년에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수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거나 피고인이 허위임을 인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의 행위가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에 의해 이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삼성중공업에는 '노동조합'이 없고 '노동자협의회'가 만들어져 있다. 김경습씨는 지난 8월 법원으로부터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해도 된다는 판결을 받아내는 등 다양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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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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