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하게 밝히는 바, 할머니를 무릎 꿇린 것은 강갑중·류재수 의원이 아니라 '가림막'이다. 본질을 흐리지 말라."서정인, 강갑중, 강민아, 류재수, 구자경, 서은애, 허정림 진주시의원이 16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남강유등축제 유료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진주시는 지난 10월 1~11일 사이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올해 처음으로 유료화 시켰다. 진주시는 남강 일원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입장권(성인 1만 원)을 받아다.
당시 유등축제를 보러 온 할머니 여러 명이 교대로 무릎을 꿇고 등을 밟고 올라서서 관람하는 사진이 SNS와 언론을 통해 퍼졌다. 강갑중 의원이 사진을 찍어 류재수 의원에게 주었고, 류 의원이 SNS에 올렸다.
이후 진주지역이 시끄러웠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축제평가보고회에서 두 의원에 대해 "그게 시의원으로서 할 짓인가?"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축제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경남엄마부대봉사단, 진주자율방범연합대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어 두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진주문화원 회원들은 강갑중 의원 집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전국 지자체 축제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폄하하고 진주시민을 망신시키고, 진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강갑중 의원은 "문제의 발단은 가림막 설치로 인해 불거졌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이미지를 훼손한 한 장의 사진은 해당 할머니가 사진을 내 달라고 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축제 개선 방안 마련하라"
논란이 계속되자 허정림 의원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무소속 진주시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끝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기다려왔다"며 "이른바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을 공론화 한 두 시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남강을 가림막으로 꽁꽁 둘러싼 행위가 잘못인가, 문제점을 공론화 시킨 것이 잘못인가. 이창희 시장은 축제평가보고회에서 가림막의 문제점을 공론화시킨 시의원에 대해 '그게 시의원으로서 할 짓인가?'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또한 할머니가 서로 무릎을 꿇어가며 가림막을 넘어다 본 사실이 분명한 팩트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라는 왜곡된 표현을 썼다."이어 "이창희 시장 스스로 가림막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개선하겠다고 하면서 그 문제점을 공론화시킨 시의원을 비난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라며 "시민여론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과 시위는 가림막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을 피해가고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남강유등축제의 전면유료화결정은 성공이냐, 실패냐의 논란을 떠나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의회에는 진주성유료화조례를 제출해놓고 언론에 일방적으로 가림막을 통한 전면유료화방침을 발표했다. 금액결정에도 신중했어야 했고 소외계층과 어르신에 대한 배려, 진주시민에 대한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가 병행되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입장 문제를 비롯한 오락가락 방침 또한 시민과 전문가, 의회를 무시한 독단적이고 성급한 전면유료화결정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이창희 시장은 지금이라도 진주시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시민들의 여론이 반영된 객관적인 축제평가와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허정림 의원 등 의원들은 "시민의 힘으로 키워 온 유등축제의 성급한 전면유료화와 가림막 설치로 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이창희 시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관람객뿐 아니라 시민들의 여론이 반영된 축제 평가를 다시 실시할 것"과 "축제전문가와 학계, 문화계,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객관적인 평가와 이번 축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